유시민 작가가 유튜브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두고 "오만한 권력"이라 비판하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25일 페이스북에서 유시민 작가를 향해 "내란세력을 돕는다"는 표현을 쓰며 맹비난했다. ⓒ박지원 페이스북
박 의원은 유 작가를 향해 이제 집권 초기인 이 대통령을 흔드는 것은 내란세력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유 작가에게 "내란세력으로 가라"고 비난했는데, 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박 의원이 과거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치러졌던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거세게 비판했던 행보를 떠올리게 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유시민 작가께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 선거 때부터 이후 집권 5년간 갖은 요설로 흔들었지만 DJ는 유 작가의 비난과 달리 정반대로 성공한 대통령이셨다"라며 "이제 1년을 갓 넘긴 이재명 대통령을 흔들어 촛불혁명의 명령을 거부하고 내란세력의 집권을 돕겠다면 커밍아웃하시고 그길로 가세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께도 윤석열, 왕정, 귀족정 운운하는 악담과 저주보다는 건설적인 비평이 보약"이라며 "유 작가님! 돌아오세요! 분열의 길로 가면 다 죽습니다. 같이 갑시다"라고 호소했다. 유 작가가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멈춰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발단은 유 작가가 전날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전당대회와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판한 내용에서 비롯됐다.
유 작가는 대통령이 자신의 의중에 맞는 인사를 여당 대표로 만들려 한 것은 ‘왕정 또는 귀족정’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민주당 전당대회를 두고도 “승자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집권 초기 자신이 확보했던 정치적 연합을 스스로 해체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유 작가의 발언이 거슬렸다고 하더라도 유 작가가 "내란세력 집권을 돕는다"라는 표현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박 의원이 과거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를 거세게 비판했던 행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에서 뽑은 대선 후보인 문 후보를 두고 "제2의 박근혜", "이중인격자는 대통령되면 안 된다"라고 비난했다. 당시 박 의원은 제3당인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돕고 있었던 만큼 문 후보의 지지율을 안 후보 쪽으로 끌어오려는 정치적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전해철 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 "탄핵 과정에서 촛불민심의 목소리를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으로 비판을 자초한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민주당 특정후보를 비판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맞받았고, 많은 민주당 인사들도 박 의원에게 '피아구분'을 못한다는 취지로 날을 세웠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된 다음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 유력 대권주자였던 문재인 후보는 41.08%를 득표해 당선됐지만 보수정당 후보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4.03%), 합리적 중도를 지향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1.41%)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6.76%)의 득표율 합보다는 낮았다.
당시 민주당 인사들이 보기에 따라서는 문 후보의 지지율을 낮추려 했던 박 의원의 발언과 행보를 두고 국정농단 세력의 후예가 다시 집권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비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박 의원에게 “국정농단 세력으로 가라”거나 “커밍아웃하라”는 식의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박 의원이 유 작가의 발언을 비판하고 이재명 대통령을 흔들지 말라고 요구할 수 있고, 유 작가의 주장이 민주당의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에 대한 정치적 비판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곧바로 '내란세력의 집권을 돕는 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지지층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유 작가를 '반명(반이재명)'으로 낙인 찍었는데 이 대통령한테 좋은 말을 해주라는 요구 자체가 어불성설 아니냐라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유 작가 발언이 과해서 맞대응도 과하게 나오는 거 아니겠나"라면서도 "하지만 유 작가와 유 작가를 지지하는 지지층을 품어야 한다면 원색적 단어로 맞대응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