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이자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인공지능(AI)을 '매우 위험한 도구'로 규정했다. 게이츠 창업자는 사회·정치·경제적 격변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별 전담기구와 국제기구가 필요하며, AI 토큰과 로봇에게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026년 1월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회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게이츠 이사장은 26일(현지시각) 자신의 블로그에 "AI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평등의 도구가 될 수도 있고, 최악의 불평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AI가 불러올 사회·정치·경제적 격변에 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이사장에 따르면 AI는 특정 산업이나 직종과 상관없이 광범위한 실업을 초래하고, 기업들의 가격 경쟁에 따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그는 육체노동직에서도 로봇이 인간을 대체해 실업이 발생할 것이며 특히 노동시장에 진입할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게이츠 이사장은 AI가 발전하며 범죄를 저지르기 쉬워졌다고 판단했다. 개인이 AI를 사용해 사기·허위 정보 유통 및 병원과 상수도 시스템 등 필수 기관을 공격하는 사이버테러리즘에 가담할 수도 있고,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 바이오테러리즘에도 가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나 기관이 여론을 감시하고 조작하는 데에도 쓰일 수 있다고 봤다.
이어서 게이츠 이사장은 AI가 아동청소년과 인류의 사회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NS 사용이 아동청소년에게 강박적인 사용, 수면 장애, 사이버 괴롭힘, 유해 콘텐츠 노출 등 부정적 영향을 주는데, AI는 이런 영향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AI가 절대 이용자에게 부정적 반응을 유발하지 않게끔 설계돼 사람이 위험에 맞서는 능력을 없애며, 학습에 쓰일 경우 비판적 사고 능력을 잃게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게이츠 이사장은 AI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봤다. 특히 AI를 과학 분야에서 친환경 에너지 제공 및 기후 변화 대처에 쓸 수 있으며, 의료 분야에서는 의료 공백을 메꿔 접근성을 높이고, 관료주의적 정부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인류는 AI가 소수의 부유층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각 국가별로 AI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체계를 마련하는 동시에 국제 기구를 병립해 설립해야 하고, 일부 일자리에 관해서는 인간 전용 영역을 만들어 인간 노동자를 유지하고, AI 토큰과 로봇에 세금을 부과해 실업을 늦추고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게이츠 이사장은 AI 업계에 관한 지적도 이어나갔다. 그는 26일 보도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사적 자리에서는 우려를 표한다"며 기술 업계가 막대한 투자 자금을 받기 위해 AI의 위협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업계는 그저 전속력으로 질주하며 좋은 결과가 나쁜 결과보다 많기를 바라고 있다"며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도구에 자율적 규제만 둔다니 터무니없다"고 미국 정부와 AI 업계가 마련하는 자발적 조치에 관해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