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백악관이 미국의 ‘승리’를 과시하려다 뜻밖의 역풍을 맞았다.
미국 백악관이 공식 SNS에 미국을 대표하는 흰머리수리가 캐나다를 떠올리게 하는 캐나다기러기를 짓밟는 사진을 내걸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실제 장면의 결말은 정반대였다.
백악관이 26일(현지시각) 엑스에 미국을 상징하는 흰머리수리가 큰캐나다기러기를 제압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게시했다. ⓒ백악관 엑스 계정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흰머리수리가 캐나다기러기를 제압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흰머리수리는 미국을 상징하는 공식 국조이고, 큰캐나다기러기는 이름부터 캐나다를 떠올리게 하는 캐나다의 대표적인 새다. 해당 사진은 미국이 캐나다를 상대로 벌인 무역전쟁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사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마침내 캐나다의 무임승차를 끝내려 한다’는 제목의 자료도 공개했다. 미국 경제 규모가 캐나다의 13배, 인구는 8배에 달한다며 협상에서 미국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현재 사실상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카니 총리는 지난 22일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중단하고, 미국의 새 관세에 대해 ‘달러 대 달러’로 맞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뒤인 24일 캐나다산 승용차와 대·소형 트럭,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내년 1월 1일부터 50%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양국이 관세를 둘러싸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자동차 산업과 공급망까지 뒤흔드는 전면적인 통상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그런데 백악관이 내건 사진에는 뜻밖의 ‘반전’이 있었다. 사진만 보면 미국의 흰머리수리가 캐나다기러기를 압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싸움의 승자는 기러기였다.
2025년 3월6일 글로벌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사진은 2025년 2월2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벌링턴 인근 온타리오호에서 사진작가 머빈 세케이라가 촬영한 것이다. 당시 흰머리수리가 캐나다기러기를 공격하는 장면을 담았다. 약 20분간 이어진 싸움에서 기러기는 흰머리수리의 공격을 버텨냈고, 결국 흰머리수리가 포기하고 날아가 버리면서 대결이 끝났다. 사진 작가는 기러기는 살아남았다고 전했다.
결국 백악관은 ‘미국 독수리가 캐나다기러기를 굴복시킨 장면’을 보여주려 했지만, 정작 원본 영상과 사진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캐나다기러기가 미국 독수리를 물리친 장면’이었던 셈이다. 미국의 대캐나다 무역전쟁 승리를 홍보하려던 사진이 오히려 캐나다의 ‘반격’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돼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