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22대 국회의원들이 인천 영종도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27일 워크숍에서 다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허프포스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인천 영종도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22대 후반기 국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한자리에 모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김 대표가 던진 화두는 단순히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머물지 않았다. 치열했던 8·17 전당대회의 앙금을 털어내고 당의 좌표를 시대변화에 맞춰 다시 옮겨, 정권재창출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행사 시작 전 개별 의원들의 언론 인터뷰를 삼가달라는 안내를 재차 했다. 이날 드레스코드는 흰색 상의였다. 안내를 들은 한병도 원내대표가 입고 있던 재킷을 곧장 벗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광재·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인천 영종도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 시작에 앞서 자리에 착석해 있다. ⓒ허프포스트
이어 전 원내대변인이 네팔 대홍수와 현지 한국인 실종 상황을 알리며 "사안이 엄중한 만큼 무겁고 진지한 자세로 임해달라"는 취지로 당부하자 장내 분위기는 이내 엄숙해졌다.
워크숍의 시작을 알린 한 원내대표는 앞으로 열릴 정기국회 100일을 두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은 물론 민주당의 성패를 가를 골든타임"이라고 규정했다.
한 원내대표는 "우리 민주당이 할 일은 분명하다.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며 부동산 공급 입법, 3대 메가프로젝트를 위한 메가특구법 제정, 미래대응기금 설치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당정청이 머리를 맞대 국정과제와 민생 법안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처리 시한과 협상 전략까지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뒤따랐다.
이날 행사에서는 신임 지도부 출범을 맞아 전임 지도부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정청래 전 대표 등 전임 지도부가 단상에 올라 감사패를 받았다. 사전에 자세한 식순을 알지 못했던 의원들은 테이블 위 화분에 꽂혀 있던 꽃을 꽃다발처럼 급조해 만들어 건네기도 했다.
이후 연단에 오른 김민석 당대표는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프레젠테이션처럼 무선 마이크를 장착하고 연단을 자유롭게 오가며 자신의 뜻을 밝혔다.
첫 주제는 공교롭게도 가장 껄끄러울 수 있는 전당대회였다.
김민석 대표는 "매우 치열했다. 그 치열함이 우리 지지자들에게 '과연 계속 하나의 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까', '혹시 분열하는 것은 아닐까', '이 정서적 골이 메워질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줄 정도였다고 보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정 전 대표와 전날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말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7일 인천 영종도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허프포스트
"어제 정청래 전 대표가 한 말 중 가슴에 와닿은 것이 있다. 과거 우리 당 역사 속에서 어떤 정치적 문제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했는데, 그렇게 하고 나서 정권을 놓치고 나니 아무 의미가 없더라는 것이다."
결국 김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맞부딪친 것은 가치나 목표가 아닌 '방법론의 차이'였다고 진단했다. 같은 재집권을 바라보면서도 어디까지 외연을 넓히고 어떤 방식으로 당을 이끌 것인지를 두고 생각이 갈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차이를 단순히 덮고 가자는 것도 아니었다. 김 대표는 "동지적 토론을 통해 현재 서로가 선 자리를 이해하고 갈 방향을 맞춰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차이에서 공감으로의 변화"라고 표현했다.
그가 이 과정에서 꺼내 든 개념이 '영점 이동'이다.
김 대표는 "70년대와 지금은 국민소득 수준부터 다르다. 북한의 대남관과 통일관도 다르고 미국과 중국도 달라졌다. 청년들도 달라졌다"며 "20대가 마주하는 국가적 위상 자체가 변했는데 반제국주의를 외치던 때의 정서를 가지고 접근하면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달라진 시대에 맞춰 민주당의 정치적 좌표와 의제 역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가 이 같은 '영점 이동'의 궁극적 목표로 제시한 것은 재집권이었다.
그는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 이어 이재명 정부까지 네 차례 집권했지만 연속 집권에 성공한 것은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로 이어진 한 차례뿐이라는 점을 짚으며 "재집권을 해야 그것이 진정한 국정 운영의 승리라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당의 체질 변화를 강조한 김 대표가 발표 후반부 거듭 꺼낸 단어는 '민생'이었다.
"결국은 민생이다. 민생, 민생, 민생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의 수많은 정치인 가운데 대통령 자리에 오른 이유 역시 "민생, 실용"에 있었다고 평가하며 의원들에게 성과를 주문했다.
"우리 의원 전체가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치열하게 일하는 과정을 거쳐야 2년 뒤 총선에서 해볼 가능성이 생긴다. 여당 선거는 쉽지 않다. 죽어라 일해야 가능성이 생긴다."
치열했던 전당대회를 마친 민주당은 이제 9월 정기국회라는 시험대 앞에 섰다. 당내 차이를 봉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 변화에 맞춰 당의 좌표를 옮기고, 이를 민생 성과와 정권재창출로 연결할 수 있을지, 그래서 김민석 지도부가 성공할 수 있을지, 정치권과 시민들은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