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소셜미디어(SNS) 중독으로 아동·청소년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미국 47개 주 및 자치령의 소송에서 최대 171억 달러(한화 약 23조6천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청소년 이용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지 주목된다.
메타는 이번 합의 과정에서 18세 미만 아동·청소년 이용자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두 앱을 합쳐 하루 2시간까지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접속을 차단한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가 실제 중독을 막을 만큼 효과적일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를 하고 있는 모습. AI 이미지.
빅테크 기업인 메타는 26일(현지시각) 중독성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아동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협의로 미국 47개 주, 컬럼비아 특별구, 미국 자치령에서 제기된 소송에서 원고 쪽과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메타는 이번 합의에서 최대 171억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고 플랫폼 운영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하루 2시간, 심야차단, 알림무음
이번 소송 합의는 소셜미디어 이용시간의 제한이 핵심으로 꼽힌다.
메타는 13~17세 이용자에 대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합산해 하루 2시간의 기본 이용시간 제한을 두기로 했다. 또한 15분을 연속사용하게 되면 '생산적 휴식'을 유도하고 60분과 90분에 다시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 방식으로 제약을 둔다. 이 제한은 부모가 직접 해제하지 않는한 5년간 유지된다.
야간 이용제한 제도도 함께 도입된다.
아동·청소년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부모의 승인이 없는 한 접속이 차단되는 '나이트타임 블록'이 기본값으로 적용된다.
등교시간인 평일 오전8시부터 오후3시까지는 개인 메시지를 제외한 푸시알림이 자동으로 꺼지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도 부모가 해제하지 않으면 알람이 차단된다.
화면에 비쳐진 얼굴을 꾸미는 성형필터와 '좋아요' 수 표시 등 사회적으로 비교를 유발하는 기능도 청소년에게 제한된다.
연령확인기준도 강화돼 16~17세는 오탐률 10%이하, 13~15세는 3% 이하를 충족하는 검증된 연령확인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 조치의 효과와 이행 여부는 독립된 감사기관과 합의에 참여한 미국 주정부들이 정기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다른 플랫폼이 동참하지 않으면 메타는 우선 120억 달러(약 16조5천억 원)가량을 합의금으로 내고, 스냅챗·틱톡·유튜브가 유사한 시간 제한(1시간)과 재정부담에 합의할 경우 추가로 약 50억~53억 달러(약 6조9천억 원)를 더 내기로 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 AFP통신=연합뉴스
일부 진전이지만, 실효성에는 물음표
이번 조치가 대대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뒤따르고 있다.
기존에 메타가 진행했던 소셜미디어 이용 제한기능들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도 큰 영향을 주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이번 재판과정에서 공개된 메타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기존에 도입됐던 '소셜미디어 이용 잠시 멈춤(Take a Break)' 기능의 이용률은 1.8%, 심야 알림을 끄는 '조용한 모드(Quiet Mode)'의 이용률은 8.7%에 불과했다.
아르투로 베하르 전 메타 엔지니어는 이번 법정에서 "메타가 만든 '잠시 멈춤' 기능은 실패하도록 설계된 기능이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앞서 올해 2월에는 메타는 시카고대학교과 함께 진행한 공동연구에서 "부모의 감독이나 가정 내 규칙이 청소년의 자기통제력이나 SNS 사용조절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내부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합의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소셜미디어 업계에 처음으로 강제적 안전장치를 도입시킨 전환점이지만, 과거 유사기능들의 저조한 이용률이 보여주듯 실제 효과는 향후 이행과정을 지켜봐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