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금융지주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자격요건을 공개하면서 회장 승계 시계가 돌기 시작했다. 요건을 통과하는 내부 인사들이 추려지고 있지만, 이들이 올해 상반기 각자의 자리에서 받아든 성적표에는 성과만큼 뚜렷한 과제가 하나씩 남아 있다.
iM금융지주가 제시한 최고경영자 자격 요건은 만 67세 이하, 금융회사 20년 이상 근무에 더해 최근 5년 이내 국내외 금융회사 CEO 또는 부행장·부사장급 경력을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황병우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인 만큼, iM금융지주의 경영승계규정에 따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임기 만료 6개월 전인 다음 달 말까지 가동돼야 한다.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그룹 내 인사로는 계열사 CEO 등을 포함해 여러 내부 인사가 거론된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강정훈 iM뱅크 은행장, 박병수 그룹리스크관리총괄(CRO) 부사장, 천병규 그룹재무총괄(CFO) 부사장 등이 꼽힌다.
27일 iM금융지주의 상반기 경영실적 자료와 팩트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세 사람의 성적은 성과와 과제가 뚜렷하게 갈렸다.
◆ 이자 기초체력 끌어올린 iM뱅크 강정훈, 수익성은 못 잡았다
강정훈 iM뱅크 은행장은 올해 상반기에 은행의 기본인 이자 장사의 기초체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원가성 핵심예금 비중을 2025년 말 35.9%에서 올해 상반기 38.3%로 2.4%포인트 높인 덕에 금리 하락기에도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82%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bp 개선됐다. 이자이익은 7834억 원으로 6.4% 늘었고, 원화대출 잔액은 사상 처음 60조 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벌어들인 것이 손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과 대출채권매각이익이 빠지면서 비이자이익이 599억 원에서 190억 원으로 68.3% 급감했고, 총영업이익 증가율은 0.8%에 그쳤다. 여기에 판매관리비가 8.9% 늘며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45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2% 감소했다.
시중은행 전환의 성과도 아직은 진행형이다. 수도권에서 점포수를 늘려가면서 대구·경북의 점포 수를 줄이고, 최근에는 호남권 점포 수도 늘려가고 있지만 전국구 은행이라는 간판에는 아직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iM금융지주 상반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00개 영업점 가운데 수도권에 15개, 강원도에 1개, 충청도에 2개,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 9개를 두고 있고, 대구 경북 지역의 영업접 수는 무려 173개다. 부울경을 합치면 전체 영업점의 91%가 영남권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강 행장은 1969년생으로 1997년 대구은행에 입행했다. 지주 그룹미래기획총괄과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iM뱅크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으로 전략·재무를 총괄하다 올해 1월 제15대 은행장에 올랐다. 임기는 내년 12월 말까지다.
◆ 건전성 지표 개선한 CRO 박병수, 얇아진 손실 흡수력이 부담
박병수 iM금융지주 그룹리스크관리총괄(CRO) 부사장이 맡은 그룹 리스크 지표는 표면적으로 개선됐다. 상반기 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1%로 전년 동기보다 23bp 낮아졌고, 연체율도 1.51%에서 1.38%로 개선됐다. 은행 대손비용률은 0.41%로 전년 0.46%에서 내려왔다.
발목을 잡는 것은 손실 흡수력이다. 은행 NPL커버리지비율은 1분기 107.1%에서 2분기 88.7%로 떨어져 100%를 밑돌았고, 그룹도 93.6%에서 82.2%로 하락했다. 대손준비금까지 포함하면 은행 179.3%, 그룹 137.7% 수준이다.
부담은 기업대출 쪽에서 나왔다. 은행 기업 연체율은 1.05%에서 1.18%로 오른 반면 가계는 0.71%에서 0.31%로 내려갔다. 시중은행 전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PRM(전문영업직원) 여신은 잔액이 5조7818억 원으로 늘었지만 연체율은 지난해 말 0.13%에서 0.41%로 뛰었다.
박 부사장이 실적발표에서 충당금 기준 커버리지를 연말까지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하반기 충당금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박 부사장에게 가장 큰 변수는 실적이 아니라 자격 요건이다. iM금융지주는 이번에 회장 후보의 자격요건 가운데 구체적으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20년 이상의 근무경력을 명시했는데, 2024년 4월 iM금융에 합류하기 전 이력인 금융감독원과 삼일PwC, NICE신용정보, NICE평가정보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으로는 금융회사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20년 이상 근무' 요건의 인정 범위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자본·주주환원 잡은 CFO 천병규, 비용 통제가 숙제
천병규 iM금융지주 그룹재무총괄(CFO) 부사장은 iM금융지주 밸류업의 핵심인 자본과 비용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1단계 목표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9%, 보통주자본비율(CET1) 12.3%, 총주주환원율 40% 달성이다. 최종 목표는 ROE 10%, CET1 13%, 총주주환원율 50%다.
세 축 가운데 두 개는 이번 상반기에 손에 잡혔다. 6월 말 CET1은 12.27%로 목표치에 근접했고, 총자산이 9.1% 늘어나는 동안 위험가중자산 증가는 1.7%로 관리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38.8%, 주당배당금은 700원이었다. 올해 5월 400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마쳤으며 올해 7월에는 300억 원 자사주 소각을 추가로 결의하기도 했다.
다만 비용 통제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그룹 판관비는 565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늘어났고,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7.1%에서 51.0%로 올랐다. 다만 iM금융지주는 일회성 인건비와 교육세율 인상 등의 요인을 제외하면 CIR이 47.7%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고전략책임자(CSO)와 CFO 직무가 분리된 것이 지난해 말이어서, 재무만 전담한 첫 반기 성적으로 비용 책임을 온전히 묻기는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천 부사장은 KB자산운용과 우리CS자산운용, NH투자증권을 거친 자산운용업계 출신이다. 2016년 iM라이프에 합류해 재무본부장을 지낸 뒤 지주로 옮겨 전략과 재무를 겸해 총괄해 왔고,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CSO와 분리되며 CFO로 재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