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일주일이 됐음에도 여권 지지율의 경고등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고음이 더 커지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서미화 최고위원의 장애인 인권 관련 발언을 듣다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0%를 간신히 지키는 수준으로 떨어졌고, 민주당 지지도 역시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났다.
'당정일치'를 통해 지지율 선순환 체계를 만들겠다는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당직 인선과 여러 정책 행보를 펼치고 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4일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평가에서 긍정평가가 1주 전보다 2.8%포인트 하락한 40.2%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부정 평가는 56.9%로 치솟아 긍·부정 격차는 16.7%포인트로 오차범위를 두 자릿수 이상 벌어졌다.
리얼미터의 일간 대통령 지지율 흐름을 살펴보면 더욱 불안하다. 지난 20일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긍정 평가가 38.7%까지 내려앉았다. 주간 평균 집계는 가까스로 40%대를 방어했으나 정치권에서 흔히 회복이 어렵다고 바라보는 '30%대'로의 추락 시나리오가 현실적 위기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같은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민주당 지지도 역시 1주 전보다 6.0%포인트 급락한 41.9%를 기록했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전통적 지지 기반인 광주·전남(21.2%p↓)을 비롯해 대전·세종·충청(16.5%p↓), 대구·경북(14.1%p↓)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지지율이 크게 빠져 전방위적으로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민주당) 전당대회 끝나고 좀 반등하지 않겠느냐라고 봤는데 전당대회 후유증이 아직 계속되고 있고 또 대외적으로는 한미 연합훈련 갑작스러운 취소 소식도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지지율 반등의 핵심 해법으로 '당정일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자신이 당권을 잡으면 정청래 지도부 시절 노출된 당정 간 혼선을 종식시키고 3개월 안에 당 지지율을 10%포인트 끌어올려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견인하는 '선순환 쌍끌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추이(왼쪽)와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 그래프. ⓒ리얼미터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의 당선으로 완벽한 당정일치 체제가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당정일치가 곧바로 민심 회복으로 직결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가 없어진 시점에서 용산공원 주택공급 논란과 부동산 정책 불신, 조희대 대법원장의 청와대 패싱 대법관 제청 및 개헌 추진을 둘러싼 여야 대립, 한미연합훈련 축소 여러 악재들이 터지면서 지지율 회복 효과를 가로막은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취임 직후 실시한 당내 주요 인선과 조치도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노출되면서 집권여당의 내부 정비가 민심 회복보다 당내 갈등을 부각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의 민주연구원 혁신 TF 단장 임명은 당대표로 정청래 의원을 지지하던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조 대법원장의 탄핵 추진에는 거리를 두면서 전국에 '조희대는 물러나야 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라는 김 대표의 지시도 적절한지를 놓고 반응이 엇갈린다.
김 대표가 새롭게 개편하면서 오는 9월2일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TV'에 대해서도 민주당 측 대표 스피커인 김어준씨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리얼미터는 민주당 지지도 하락을 두고 "당대표 전당대회 종료에 따른 컨벤션 효과가 소멸한 가운데, 용산공원 주택공급을 둘러싼 부동산 정책 갈등과 김민석 지도부의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둘러싼 당내 갈등 노출이 겹치며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로서는 지지율 하락과 자신의 당선이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안에 반등을 이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취임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가 발표했던 비거주 1가구에 대한 세제 내용의 전면 수정을 강조한 것도 성난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란 평가가 많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의 취지에 공감하지만 국민들이 바라보는 민감도, 체감도를 봤을 때 민심의 저항이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세제안을 그냥 통과했을 경우에는 민심 악화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민생, 경제정책의 내용을 수정함으로써 중도층의 성난 민심을 가라앉힌다 하더라도 김 대표에게는 전통적 지지층의 불신을 해소해야 하는 더욱 어려운 과제가 놓여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날 리얼미터 조사에서 여권의 핵심 지지기반으로 볼 수 있는 전남·광주·전북의 이 대통령 긍정평가가 1주 전보다 8.8%포인트 떨어졌다. 50대(4.7%포인트)와 진보층(3.8%)의 긍정평가 응답 비율도 낮아지는 추세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날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하락 추세는 (핵심지지층의) 기본적인 신뢰 문제이기 때문에 아무리 성과를 잘 내도 그거를 긍정적으로 해석해 줄 사람이 등을 돌린 것"이라며 "청와대가 일을 잘해서 회복할 수 있는 지지율 성격이 아닌데 고민하고 있긴 하겠지만 지금 국면에 맞는 조치를 못 내놓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대통령과 김민석 대표가 이번에 피 터지게 싸웠던 측과 SNS가 아니라 직접 대화를 할 필요가 좀 있어 보인다"라며 "1대1로 만나기도 하고, (필요하다면) 계속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오늘 김원이 전략기획위원장도 당직자를 중심으로 만나는 회의에서 여론조사에 대해 간단히 언급이 있었다"며 "여론조사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당의 공통 인식이 있어서 당대표 취임 이후 앞으로 해야 할 일과 방향을 기조 발제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2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정당지지도 조사는 20일과 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