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의 '대통합추진단'이 첫발을 뗐다. 진보·개혁부터 중도·보수까지 서로 다른 정치적 색깔을 한그릇에 담겠다는, 이른바 정치판 '샐러드볼'에 가까운 구상이다.
그러나 첫 추진단 인선을 보면 이번 전당대회(전대)에서 김민석 대표를 공개 지지하거나 지원사격한 인사들이 과반을 차지했다. 통합의 외연은 넓게 그렸지만 정작 이를 이끌 추진단의 면면은 '무척' 익숙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합 추진단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합추진단 1차 회의에서 "우리 당의 내부 결속을 명확하게 하면서도 진보·개혁 그리고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 간 개인의 영입을 동시에 추진해야 당이 단단해진다"며 "우선순위를 따지지 않고 이를 동시에 병행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대적이고 신속한 전방위 연대와 통합, 확장을 시작하겠다"며 당대표 직속 태스크포스(TF)인 대통합추진단 설치를 지시하고 인선도 함께 발표했다. 단장에는 박범계 의원을 앉혔고, 진보연대분과에는 진성준 의원, 조국혁신당 연대분과에는 이해식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영입·확장분과는 황명선·이소영 의원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대통합'이라는 이름과 첫 인선 사이에는 적잖은 간극이 눈에 띈다.
추진단을 총괄하는 박범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일찌감치 김 대표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7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저는 김민석 전 총리께서 당대표가 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김민석 전 총리가 당대표가 되는 길에 조력자로서 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을 '친석'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고 답했다.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를 전담하는 이해식 의원 역시 전대 과정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 대표 지지를 호소하며 당선을 지원한 인사다. 영입·확장분과 공동위원장인 황명선 의원도 친석계로 분류되며, 전대 과정에서 김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전임 지도부 최고위원이었던 황 의원은 최고위 공개 발언을 통해 친청계의 김 대표 공세를 차단했고, 지난달에는 황 의원 지역위원회 관계자들이 '김민석 당대표 후보 지지 및 전화작업 집계현황표'를 관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더구나 대통합의 핵심 연대 대상 가운데 하나인 조국혁신당에서는 추진단이 만들어진 당일부터 불편한 기색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사전 조율 없이 '조국혁신당 연대분과'와 담당자를 먼저 발표했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를 담당할 기구와 담당자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연대의 실질화를 위해서는 양당 사이의 신뢰 회복 조치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진보 진영과의 연대에서는 일단 상징적 대화 창구가 만들어졌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뒤 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범여권 성향 야4당과 당대표 간 비공식 협의체인 '5층 진보 코너모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도·보수로의 확장은 아직 구상 단계에 가깝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외부 인재 영입을 "미지의 백사장 같은 영역"이라고 표현하며 "백사장에서 보석을 찾듯이 좋은 인물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진보부터 보수까지 한그릇에 담겠다는 김 대표의 '대통합' 구상은 이제 첫발을 뗐다. 다만 추진단 주요 인선이 김 대표를 공개 지지하거나 전대 과정에서 힘을 실었던 인사들로 채워진 데다, 연대 대상으로 지목한 조국혁신당에서도 시작부터 불편한 반응이 나온 만큼 향후 추진 과정에서 얼마나 다양한 정치적 색깔을 담아낼 수 있을지가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