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제청 '대통령 패싱' 논란이 1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사태를 진화할 해법이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자진 고사에 있다는 의견이 여권에서 나왔다.
최근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한 우상호 강원도지사는 제청 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와 대법원의 충돌을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는 방식으로 풀면 좋겠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우상호 강원도지사가 7월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접경지역 평화안전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 지사는 24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논란이 커진 터라) 후보자가 아무리 훌륭하신 분이라 하더라도 국회에서 부결될 것이 뻔하다"며 "그러니까 본인이 내가 안 하겠다 하시는 게 제일 좋지 않겠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정무수석으로 재직하고 있었다면 청와대에서 이같은 해법을 제시했을 것이라며 "다시 대법원장이 청와대하고 잘 상의해서 헌법 시스템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18일 올해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오는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문제는 손 후보자 제청 과정이었다. 통상 대법관 후보는 대법원과 청와대가 의견을 조율한 뒤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제청해왔지만, 이번에는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면 제청으로 이뤄졌다.
특히 청와대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손 후보자를 최종 제청하겠다는 사실을 당일에야 통보받았다"며 "협의를 건너뛴 것이자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지 않는 일방 통보 절차"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사건 직후부터 조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원장은 꼼수 두고, 행정처장은 옹호하고, 사법부는 침묵하는 현 상황이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대법원장 탄핵이 불러올 역풍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일단 반려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 역시 21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 출연해 "이런 상황이 전례가 없기 때문에 1987년 이후의 여러 관례를 살펴보고 법률적 부분들도 검토해 나가면서 이 사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숙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반려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대한변호사협회 주최 '제34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축사에서 "법원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법권을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행사해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책무가 있다"며 "사법부는 본연의 임무인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혀 기존의 뜻을 고수하겠다는 듯한 의중을 비쳤다.
다만 그는 "사법부는 최근 사법제도의 변화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다양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