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수수 사건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로 결론나면서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강수영 변호사가 24일 JTBC 장르만여의도에서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무죄 판결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장르만여의도 유튜브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 제22대 총선에서 노 전 의원에게 공천장을 주지 못한 것에 미안함을 표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 대통령의 사과를 비판했고, 민주당과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한 의원을 향해 공세를 펼쳤다. 이런 와중에 '뉴이재명' 성향의 강수영 변호사가 노 전 의원의 금품 수수는 확실하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예상된다.
강수영 변호사는 24일 JTBC 장르만여의도 방송이 시작되기 전 마이크가 켜진 상태에서 국민의힘 측 패널인 류제화 변호사가 "실제로 결백이란 표현을 쓰면 안 되지, not guilty(유죄는 아니지만)와 not innocent(결백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자 "받은 거 100%야"라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이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건 돈을 받지 않아서가 아니라 검찰의 증거수집이 불법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21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노 전 의원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노 전 의원은 2020년 사업가로부터 각종 사업 관련 편의 제공과 인사 알선, 선거 비용 등의 명목으로 모두 6천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것이 노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넨 인물로 지목된 조씨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녹음파일이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022년 12월 국회에서 노 전 의원 체포동의를 요청하면서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기소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사건을 수사하면서 확보한 조씨 휴대전화에서 별개 사건인 노 전 의원 관련 자료를 적법한 절차 없이 수집했다고 봤다. 즉, 위법수집증거라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적법한 증거를 검토한 결과 노 전 의원이 6천만 원을 받았다는 점이 입증되지 못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노웅래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 ⓒ이재명 대통령 엑스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은 항소심 무죄 선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노 전 의원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대학 선배님이자 몇 안 되는 정치적 조력자”라며 "(검찰은) 제대로 된 증거라고는 뇌물받는 ‘부스럭 소리’밖에 없었음에도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이끌던 자신이 검찰 기소를 이유로 노 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할 수밖에 없었다며 "노 선배님 죄송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밝혔다.
강 변호사의 주장대로라면 한동훈 의원의 주장은 정당성을 얻게 된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범죄의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별도 영장을 받지 않고 임의제출 받았다는 수사과정상 오류 때문에(아직 대법 확정은 안되었지만) 무죄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일제히 노 전 의원 무죄 판결을 언급하면서 한 의원과 검찰을 비판했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항소심에서까지 무죄가 났는데 한 의원은 사과는커녕 형식논리에 의해 무죄가 났다는 식의 반헌법적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민수 최고위원도 "노 전 의원의 녹취록을 공개하자는 SNS(소셜미디어) 메시지를 (한 의원이) 게시했는데 헌법이 정한 영장주의를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정면 반박하겠다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한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사이 정작 ‘뉴 이재명’으로 불리는 강 변호사가 "받은 거 100%"라고 말하면서 민주당의 무죄 공세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