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가 한 말이다. 당시 그는 JYP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두고 “1년 뒤가 아니라 3년 뒤, 5년 뒤를 보고 사라”고 강조했다. 그 뒤 2024년 1월에는 약 50억 원을 들여 JYP엔터테인먼트 주식 6만200주를 추가로 매수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시장의 시선은 크게 달라졌다.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는 8월 들어서만 급락세를 보이며 21일 3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일 종가 5만3200원과 비교하면 27.1% 떨어진 수준이다. 증권가의 목표주가 평균도 9만 원대에서 6만 원대로 낮아졌다.
단순히 엔터주 전체의 투자심리가 나빠진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2분기 실적 부진에 더해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의 중장기 활동 변수가 겹치면서 JYP의 다음 성장 동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키즈가 새 미니앨범 ‘THIS & THAT’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 달 반 만에 27% 급락
JYP엔터테인먼트는 21일 전 거래일보다 1300원 내린 3만88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3만83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인 3만8150원에 근접했다. 지난달 1일 5만3200원이었던 주가는 한 달 반 만에 1만4400원 빠졌다. 하락률은 27.1%다. 같은 기간 SM과 YG 등 경쟁사와 비교해도 JYP의 주가 약세가 두드러졌다.
증권가의 눈높이 역시 빠르게 낮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JYP엔터테인먼트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분기 9만2471원에서 3분기 6만7389원으로 27.1% 하락했다.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목표주가 평균은 약 73.7%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시장이 기대했던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전망 자체가 크게 낮아진 셈이다.
시장 눈높이가 낮아진 배경에는 실적도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JYP엔터테인먼트의 2분기 연결 매출은 183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10억 원으로 41.4% 줄었다. 시장 예상치였던 매출 2010억 원, 영업이익 381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 스트레이키즈의 서구권 대규모 투어와 MD 판매가 반영됐던 만큼 높은 기저효과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실적 감소만으로 JYP의 경쟁력이 훼손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그 높은 기저를 넘어설 다음 성장 동력이 무엇이냐는 점이다.
◆ 당장은 스트레이키즈와 트와이스
단기적으로 JYP의 실적을 방어할 핵심 IP(지적재산)는 여전히 스트레이키즈다. 스트레이키즈는 네 번째 월드투어 ‘RUN IT’에 돌입한 데 이어 이달 7일 미니 10집 ‘THIS & THAT’을 발매했다. 하반기 공연과 음반, MD 매출이 실적 회복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증권업계는 스트레이키즈의 하반기 월드투어 재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황지원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아시아 18회만 공개된 스트레이키즈 역시 향후 서구권 일정 추가를 통해 직전 투어(56회/200만 명)를 상회하는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며 “서구권 중심의 매출 성장이 영업 레버리지로 이어지면서 2027년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그 다음을 보고 있다. 스트레이키즈 멤버들의 군 복무에 따른 활동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확한 입대 시기와 활동 계획에는 변수가 있지만, 핵심 IP의 활동 공백 가능성이 JYP의 중장기 실적 전망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와이스도 예전과 같은 성장동력은 아니다. 또 다른 핵심 IP인 트와이스 역시 변화의 구간에 들어섰다. 최근 트와이스 멤버인 정연과 채영이 JYP엔터테인먼트와 개인 전속계약을 종료했다. 두 사람 모두 트와이스 그룹 활동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개인 활동과 그룹 활동의 계약 구조가 달라졌다. 트와이스가 계속 활동하더라도 JYP 입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개인 활동까지 아우르는 수익 구조를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 결국 답은 ‘다음 IP’
시장의 시선은 JYP의 저연차 IP로 향한다. JYP는 지난 19일 7인조 신인 걸그룹 ‘아워벌스데이’를 선보였다. 엔믹스 이후 4년여 만에 내놓은 신인 걸 그룹이다. 아워벌스데이의 성패는 단순히 신인 그룹 하나의 흥행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트와이스와 스트레이키즈의 활동 공백을 앞두고 JYP가 새로운 대형 IP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엔믹스 역시 일본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어 저연차 IP의 해외 확장도 중요해졌다. 증권가가 JYP를 분석하면서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것도 저연차 IP의 성장이다. 기존 고연차 아티스트의 활동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신인 및 저연차 그룹의 성장과 수익 기여가 더 커져야 한다는 것이다.
황지원 iM증권 연구원은 “트와이스의 그룹 활동 감소 가능성과 향후 2년 내 스트레이키즈 멤버들의 순차적 군 입대를 감안하면, 실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저연차 IP의 성장 가속화가 중요하다”며 “2분기 음반은 앨범당 판매량이 50만 장을 상회하는 아티스트가 부재해 규모의 경제 효과가 제한되며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