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씨푸드가 CJ제일제당의 B2B(기업간거래) 영업 전문가인 김동환 전 CJ리테일원 대표를 새 수장으로 선임하며 경영진의 무게중심을 생산에서 영업으로 옮긴다.
생산 전문가인 임항순 대표가 1년8개월 만에 물러나고, 올해 재무 전문가를 사내이사로 보강한 데 이어 영업 전문가를 대표로 전진 배치했다.
김 신임 대표에게는 CJ씨푸드의 외형 성장을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CJ씨푸드가 김동환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경영진의 무게중심을 영업으로 옮겼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 대표가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비즈니스포스트
CJ씨푸드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동환 담당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김동환 신임 대표는 CJ그룹에서 B2B 사업과 영업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았다. CJ제일제당 B2B사업관리팀장과 식품영업기획팀장을 거쳤다. 이후 유통채널 판촉 인력을 운영하는 CJ리테일원 대표를 맡았다. 지난해 말부터는 식품 B2B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B2B솔루션담당을 맡고 있다. 기업 간 거래와 영업 전략에 강점이 있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 대표는 대표이사와 함께 CJ씨푸드가 2023년 인수한 삼해상사의 경영도 맡게 된다. 임항순 대표가 CJ씨푸드와 삼해상사 대표를 겸임해왔으며,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임 대표가 물러나면서 김 대표가 두 회사의 대표를 이어받게 됐다. CJ씨푸드 입장에서는 본업의 영업 확대뿐 아니라 인수 이후 아직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삼해상사의 경영 효율화도 새 대표의 역할 범위에 들어온다.
이번 인사는 최근 CJ씨푸드가 회사에 필요한 기능을 CJ제일제당 인사로 보강해온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임항순 전 대표는 CJ제일제당 인천2공장 공장장을 지낸 생산 전문가로 원지 대표를 거쳐 CJ씨푸드 대표를 맡았고, 생산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후 올해 3월에는 이우진 CJ제일제당 식품 한국 최고재무책임(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재무와 수익성 관리 기능을 이사회에 추가했다.
이번에는 영업을 대표 자리에 올리면서 생산·재무에 이어 매출을 만들어내는 기능까지 경영진의 중심축으로 끌어올렸다. CJ씨푸드는 이우진 사내이사와 김동환 대표를 통해 각각 재무와 영업 측면의 전문성을 보강하게 됐으며, 이는 실적 반등을 위해 회사의 경영 역량을 기능별로 재배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대표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간극이다. CJ씨푸드는 올해 상반기 매출 103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0억5천만 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 24억8900만 원보다는 17.6% 줄었지만, 매출 증가가 흑자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김 사업의 확대가 원가 부담을 키우면서 영업이익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 김을 만들기 전 단계의 원재료인 원초 평균 매입가격은 2023년 2만827원에서 올해 상반기 3만3102원으로 58.9%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평균 판매가격은 3만7234원에서 4만4967원으로 20.8% 오르는 데 그쳤다.
따라서 김 대표에게 필요한 영업은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영업과는 다르다. 원재료 가격 상승을 어느 정도 판매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거래 구조를 만들고, CJ제일제당과의 B2B 사업 연계를 활용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이 낮은 매출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는 사업관리 역량이 요구된다.
생산 효율을 높여 영업 확대가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도 김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생산량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매출이 늘어도 고정비 부담 때문에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업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생산시설의 가동 효율까지 높여야 하는 이유다.
삼해상사는 김 사업의 밸류체인을 넓힐 수 있는 자산인 동시에 아직 실적 부담을 안고 있는 계열사다. 지난해 말 기준 삼해상사의 자산은 240억 원 규모이며, 최근 사업연도 당기순이익은 3억4천만 원 수준이다. CJ씨푸드는 지난해 삼해상사에 80억 원을 출자했지만, 삼해상사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도 순손실을 기록했다.
삼해상사의 정상화 역시 새 대표 체제에서 중요도가 커진다. 삼해상사는 CJ씨푸드가 2023년 지분 100%를 인수한 유일한 연결 종속회사로, 지난해 말 자산총액은 240억 원 규모다. CJ씨푸드는 지난해 삼해상사에 80억 원을 출자했지만 삼해상사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도 순손실을 기록하며 아직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김 대표에게는 삼해상사를 별도의 부담으로 관리하기보다 CJ씨푸드의 김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결하는 과제도 남는다. 삼해상사는 건해산물 도소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CJ씨푸드의 김 제조사업과 연계할 여지가 있지만, 인수 이후 추가 자금 투입이 이어진 만큼 향후에는 사업적 시너지를 실제 실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대표 교체와 함께 이사회가 김 대표의 영업 전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뒷받침할지도 중요해졌다. CJ씨푸드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독립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 3월 이우진 CFO를 사내이사로, 이윤동 전 식약처 경인지방식약청장을 독립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생산·재무·영업으로 경영진의 전문성이 넓어진 만큼 각 기능을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새 이사회의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