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후보가 낙선하면서 '친명(친이재명) 마케팅'의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장 최고위원직에 도전했던 김용 후보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아쉽게 6위를 기록 최고위원 선출에 실패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김 후보의 당선을 위해 김영호·임미애 후보가 전당대회 하루 전 잇따라 후보직을 내려놓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대의원의 몰표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는 결국 6위에 머물렀다. '명심'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지지층 표심을 온전히 끌어모으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18일 YTN라디오 뉴스명당에서 김용 최고위원 후보의 낙선을 두고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는데 탈락한 점에 대해서 굉장히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용 후보의 낙선은 단순히 그의 당락을 넘어 새롭게 출범한 김민석 지도부의 당내 권력 지형에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최민희·이성윤·한민수 후보가 세 자리를 차지한 반면, 친명계에서는 박선원·서미화 후보 2명만 지도부에 입성했다.
김용 후보를 둘러싼 막판 움직임은 이례적이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 당선권 밖으로 밀려난 임미애·김영호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가 끝난 지난 16일 잇따라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뒤 자신에게 향할 표를 김용 후보에게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대의원들의 표를 김용 후보에게 쏠리게 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숨심 없이 드러낸 셈이다. 이에 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서는 "사퇴는 없다"던 김영호, 임미애 후보가 끝내 김민석 당대표 후보에게 줄을 선 것이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결과적으로 친석계 후보들의 전략은 성공하는 듯 보였다. 김용 후보가 대의원 투표에서 8513표를 얻으며 득표율 1위(29.77%)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대의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김용 후보와 서미화 후보는 당선이 된 것처럼 기뻐하는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김용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4.90% 득표에 그쳤고 모든 득표를 합산한 결과 5위인 한민수 후보(15.86%)에게 0.60%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막판 눈물겨운 '사퇴 쇼'에도 역전을 이뤄내지 못한 것이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날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김용 후보의 탈락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받아들여진 메시지도 무척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며 "곧 총선이 있고 자기 선거가 다가오니 친명이라고 내세우는 것이 자기 정치, 자기 당선에 도움이 되나?' 의원들이 이제 따지기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로서는 의원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는 게 지금 지지율 빠진 것 이상의 위기"라며 "당청이 머리를 맞대고 심각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김용 후보의 "이재명을 지키겠다"며 선택한 최고위원 출마는 역설적으로 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약해지는 계기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