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3%로 집권 2기 들어 최저치를 보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바라보면서 ‘전쟁 리스크’가 지지율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 장기화가 공화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와 입소스가 17일(현지시각)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4%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와 같은 수치는 8월 초 있었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35%의 국정수행 지지율보다 2%포인트 떨어진 것이자, 집권 2기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에 로이터와 입소스가 실시한 조사는 8월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미국 성인 11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3%포인트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응답자의 80%가 미국과 이란전의 전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신뢰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7월 말 퀴니피액대학교 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2%까지 떨어진 바 있고, 8월 초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의 조사에서도 33%를 기록하면서 여러 조사에서 일관되게 30% 초반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여론조사의 오차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민심이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에 더해 미국-이란전쟁의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이 겹치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이 큰 패배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올해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6개월을 넘겼으며, 당초 트럼프 행정부가 장담했던 '4~6주 내 종전'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올해 6월 맺어진 양해각서(MOU) 마저 기간이 만료되면서 공식적으로 폐기됐고, 이 여파로 이란이 봉쇄해온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도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휴전협상이 무산되자 중재를 맡아온 우방국 오만을 향해 "방해한다면 철저하게 폭격해버릴 것이다"고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글로벌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이란전략 프로젝트 소속 네이트 스완슨은 뉴욕타임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에 대한 위협은 스스로 만들어낸, 좋은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의 반영이라고 생각된다"며 "그저 반사적으로 분풀이를 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오만이 그 표적이 된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군은 이란 안에 있는 수천개 표적을 공격해 군사적 성과는 거뒀지만, 정작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저지'라는 핵심적 정치 목표는 여전히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무기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미국-이란전쟁의 종전이 요원하다는 점을 자인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군의 탄약재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은 카드가 마땅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전쟁 장기화 변수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