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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러 매출 2년 내 1조 원.'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이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ES사업본부의 사업 전략을 소개하며 대형 냉각설비인 칠러 사업을 두고 이런 목표를 내걸었다. 그로부터 1년여 뒤, 이 사장은 북미 대형장비 장기 공급계약과 미국 생산거점 구축을 바탕으로 목표 달성 시기를 앞당기려 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AI데이터센터(AIDC) 냉각솔루션 수주액이 6천억 원을 넘어선 가운데 북미에서 대형 계약을 추가하며 목표의 조기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LG전자 이재성, 북미 AI데이터센터에 대형 냉각설비 '칠러' 장기 공급 : '매출 1조' 조기 달성 노린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AI데이터센터(AIDC) 냉각솔루션 수주액이 6천억 원을 넘어선 가운데 북미에서 대형 계약을 추가하며 목표의 조기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곽도영 LG전자 북미지역대표 부사장(윗줄 맨 왼쪽부터),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 (아랫줄 맨 왼쪽부터) 안혁성 LG전자 미국법인 ES담당 상무, 헤이든 블랜드 에어 컨트롤 콘셉트 사장이 LG전자가 미국 에어에 AIDC 냉각솔루션을 공급하는 장기 공급 본계약(LTA)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LG전자

10월6일 LG전자에 따르면 미국법인은 최근 북미 인프라 플랫폼 기업 에어 컨트롤 콘셉트(AIR Control Concepts·에어)와 AIDC용 칠러 장기 공급 본계약을 체결했다. 

전력 용량으로 따져 총 5기가와트(GW)에 이르는 데이터센터들에 칠러를 비롯한 냉각설비를 차례로 납품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칠러는 차가운 물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냉각설비다.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대형 건물과 공장 등에도 쓰이며, 데이터센터에서는 공기를 식히는 방식과 서버의 열을 직접 식히는 액체냉각 방식에 두루 활용된다.

LG전자는 에어와 냉각수분배장치(CDU) 공급을 추가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CDU는 냉각수를 정밀하게 분배해 서버의 열을 관리하는 액체냉각 핵심 장비다. 칠러 공급에 더해 서버 가까이에서 열을 제어하는 장비까지 판매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번 계약 상대인 에어는 데이터센터 전문 자회사 AMC를 통해 북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이다. 설계와 구축부터 조달, 사후서비스까지 관여하며 주요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투자한 이 회사는 공조 제조사 영업대리와 설치, 사후서비스를 맡는 업체 50여 곳을 거느린 북미 상업용 공조 플랫폼 기업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기보다 냉각설비의 조달과 시공, 유지보수를 잇는 채널에 가까운 셈이다. LG전자는 에어와의 장기계약을 통해 여러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냉각설비를 공급할 기반을 넓히게 됐다.

곽도영 LG전자 북미지역대표는 에어가 내놓은 영문 보도자료에서 "데이터센터 냉각은 LG전자 글로벌 성장 전략의 핵심 축"이라며 "에어와 맺은 이번 대형 공급 계약은 LG전자 북미 칠러 사업의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계약의 금액이나 연도별 공급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5GW도 LG전자 칠러가 들어갈 데이터센터들의 전력 규모일 뿐 공급 물량이나 수주액을 뜻하지는 않는다.

LG전자도 지난 4월 실적설명회에서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의 개별 수주 규모와 계약 조건, 매출 인식 시점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기 공급 물량을 확보한 성과와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매출 1조 원 목표 역시 AIDC 냉각솔루션 전체가 아닌 칠러 사업 기준이다. 칠러 매출에는 대형 건물용 물량까지 포함되며, 1조 원을 달성하더라도 지난해 ES사업본부 매출 9조3230억 원의 10분의1 수준이다.

증권가는 매출 전환이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6일 낸 보고서에서 LG전자가 연말까지 AIDC 냉각 분야에서 약 3조 원의 수주잔고를 쌓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 연구원은 AIDC 냉각솔루션을 전장(VS)사업과 비교하며 "과거 VS사업부(수주 후 2~3년 뒤 매출 인식)와 달리 수주 이후 약 7~9개월 내 매출 인식이 가능해, 2027년부터는 기존 수주잔고의 매출 전환과 신규 수주 확대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계약은 이재성 사장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칠러 사업 확대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사장은 "LG전자의 고효율 칠러, 고성능 액체냉각 솔루션을 비롯한 차별화된 기술력과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AIDC 냉각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7년 금성사 공조기연구실에 입사해 에어컨 상품기획, 베트남법인장, 북미AE팀장, 중동·아프리카지역대표, 에어솔루션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2024년 12월 냉난방공조 사업을 생활가전 사업본부에서 분리해 ES사업본부를 새로 꾸릴 때 초대 본부장을 맡았고,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는 10월1일 미국 버지니아주 윈저에 칠러 공장을 구축하고 평택·창원 생산라인을 늘리는 데 총 15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국내 생산라인은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미국 공장은 내년 상반기 생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미국 공장에서는 AIDC에 주로 공급하는 공랭식 칠러를 생산하게 된다. 북미 고객에게 제품을 현지에서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거점을 추가하는 것이다.

고객 접점을 넓히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LG전자는 9월27일 엔비디아의 공식 파트너 프로그램인 ‘엔비디아 파트너 네트워크’에 전력·냉각 분야 파트너로 등재됐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엔비디아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고객에게 냉각솔루션을 제안할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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