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헌법재판소(헌재)의 탄소중립기본법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약 2년 만에 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법률에 담은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과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헌재 결정 취지와 시민공론화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감축경로라 비판하며 반대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상정해 재적 15명 가운데 찬성 11명, 반대 2명, 기권 2명(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으로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 의결은 2024년 8월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입법이다.
헌재는 당시 국회를 통과한 탄소중립기본법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만 규정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규정하지 않은 것은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떠넘길 수 있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과소보호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이에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5년까지 53~61%, 2040년까지 69~80%, 2045년까지 84~90%를 감축하도록 법률에 감축목표 범위를 규정하고, 구체적 목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법률상 공백이었던 감축 경로 부분에 일정한 정량적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회 기후대응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왕진 페이스북
그러나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헌재 결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처럼 범위를 설정하면 상한선은 의미가 사라지고 하한선에 따라서 감축목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또한 감축목표를 어느 시점에 얼마나 높게 잡느냐에 따라 전체 기간의 누적 배출량이 달라진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초기에 감축을 충분히 하지 않고 배출을 많이 한 뒤 후반에 감축량을 크게 늘리는 방식은 총량 기준으로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유였던 미래세대의 부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법률 개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특위 소위원회가 의결한 개정안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경로는 한국이 감당해야 할 책임에도, 미래세대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며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도, 시민 공론화 결과도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도 여야가 합의한 것에 의미를 뒀지만 "여야 합의 내용이 헌재 결정 취지에 온전히 부합하는 것인지는 저도 의문이 있다"며 기권 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