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새 형사사법 체계 출범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두 기관의 출범을 1년 미루는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형사소송법을 헌법재판소(헌재)로 가져가면서 국회와 헌재 양쪽에 저지선을 세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3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를 찾아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달 4일 공포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김태규 법률자문위원장과 고석·최지우 부위원장이 직접 헌재를 찾았다.
이번 헌법소원에는 장동혁 대표도 개인 자격으로 청구인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고발로 여러 사건의 수사를 받고 있는 장 대표가 개정법 시행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청구인 적격의 근거로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개정법이 적법절차 원칙과 신체의 자유, 영장주의와 검사의 영장신청권,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김태규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밀어붙인 개정 형사소송법은 건국 이래 유지돼온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해체하는 중대한 입법 조치"라며 "형사사법 체계의 공백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헌재가 신속히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사건 인지 등에 따른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직접 보완수사의 법적 근거를 삭제했다. 대신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와 재수사,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유지하고 피해자의 이의신청과 수사기록 열람·등사 절차를 마련했다.
개정법은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하는 10월2일부터 시행된다. 이날부터 수사는 경찰과 중수청이, 공소 제기와 유지는 공소청이 담당하는 수사·기소 분리 체계가 가동된다.
국민의힘은 앞서 지난달 15일 소속 의원 110명 전원 명의로 형사소송법·공소청법·중수청법 개정안 등 이른바 '범죄 피해자 보호 3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공소청과 중수청의 출범을 2027년 10월2일로 1년 미루고, 경찰 송치 사건 등에 대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되살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민의힘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지난달 30일 본회의에 상정되자 무제한토론에 돌입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24시간 뒤 토론을 종료하면서 개정안은 찬성 175표, 반대 2표, 기권 1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권한쟁의심판과 헌법소원을 예고하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했다. 지난 3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데 이어 4일에는 국회에서 개정법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12일에는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여성안전 공백, 누가 국민을 지킬 것인가?' 토론회를 열어 피해자 보호 문제를 부각했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대로 간다면 국민이 얼마나 큰 피해를 보게 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헌법소원을 냈다고 개정법의 효력이 곧바로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을 1년 미루는 개정안 역시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별도의 법 개정이나 헌재 결정이 없다면 두 기관은 예정대로 10월2일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