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을 둘러싸고 국책은행 노동자들과 정부 사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가 경제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핵심 금융기관들이 지방 이전 대상에 거론되면서 국책은행 3사 노동자들은 공동 대응을 예고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정부의 국책은행 지방이전 검토와 관련해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기업은행지부·한국수출입은행지부 등 국책은행 3사 노동조합은 10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국책은행 지방 이전 검토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국책은행 지방 이전이 금융 산업의 특수성을 간과한 기계적 분산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런던, 싱가포르 등 세계적 금융 도시들이 역량을 한곳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우는 상황에서, 핵심 금융기관을 흩어놓는 것은 금융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발상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단편적 정책 하나도 국가 경제에 막대한 파장을 일으키는데 대형 국책은행을 모두 찢어 놓으면 거대한 경제적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며 "금융은 고도로 민감하고 세심한 생태계"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국책은행 3사는 국가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은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기금을 운영 중이며, 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각각 중소기업 자금 지원과 국가 수출산업 견인 등 정책금융의 최전선에 서 있다.
노조는 고도의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수적 업무 특성상, 인위적 강제 이전은 첨단 산업과 기업 자금 생태계 기반을 흔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의 실효성 문제도 제기했다.
노조는 1차 이전의 인구 분산 효과가 10% 수준에 그친 점을 언급하며, 객관적 검증과 과학적 근거가 결여된 일괄적 이전 정책은 과거의 과오를 반복하는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정부를 향해 강제 이전 검토 즉각 중단, 과학적 근거 없는 일방적 논의 중단, 통합 금융 집적화 전략 수립 등 3가지 핵심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국책은행 3사 노조는 정부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노조는 11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국책은행 지방 이전 저지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본격적 단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