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AI 관련 투자 비용이 급증하면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그럼에도 꾸준히 AI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운데)의 모습이 2026년 6월12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나스닥 증권거래소의 홍보용 건물 나스닥 마켓사이트의 생중계 화면에서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이스X는 4일(현지시각) 상장 기업으로서 첫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자본 지출은 184억 달러(약 26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억 달러(약 4조 원)보다 6.57배 증가했다"며 "매출은 92% 증가해 78억 달러(약 11조 원)를 기록했지만 이 때문에 손실이 컸고, 그럼에도 분기 손실은 5억4100만 달러(약 77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억 달러(약 1조4300억 원)보다 감소했다"라고 발표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투자자 컨퍼런스콜에서 "내년부터 우주에 데이터 센터를 발사할 것이며 1조 달러 매출 달성을 2031년에서 1년 앞당겼다"라며 "앞으로도 스페이스X 지출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특히 인공지능(AI)에 투자할 것인데 개발 속도를 봤을 때 2027년 말까지 AI가 할 수 없는 디지털 작업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적 발표와 머스크 CEO 발언으로 스페이스X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7% 이상 하락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머스크 CEO는 종종 실현되지 않는 예측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것은 쉬웠으나, 기대에 응답하고 유지시키는 것은 어려웠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단기적으로는 재정적 성과를 보이고 동시에 우주 데이터센터 건설, 달 공장 건설, 화성 유인 탐사 등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 사업에서 스페이스X는 진전을 보였다. 스타링크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0만 명에서 1200만 명으로 증가해 2배 늘었다. 매출 역시 66% 증가해 43억 달러(약 6조1300억 원)에 달했다.
우주 발사 사업의 경우 매출은 9억6200만 달러(약 1조37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거의 29% 증가했지만, 해당 사업 부문의 손실은 5억4200만 달러(약 7700억 원)을 봤다.
스페이스X의 AI 투자 성과는 불확실하다. 스페이스X의 AI 챗봇인 그록(Grok)과 유사한 AI 제품 시장은 구글의 제미나이, 오픈AI의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경쟁자들이 많다.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컴퓨터 코드 작성용 AI 도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커서(Cursor)를 600억 달러(약 86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도 앤트로픽 등 경쟁사들이 이미 이런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는 이 외에도 지난 5월부터 자사의 콜로서스 데이터센터에서 남는 AI 연산 능력 용량을 임대하기 시작해 앤트로픽, 구글과 계약을 체결했다. 앤트로픽은 2029년 5월까지 스페이스X에 매달 12억5천만 달러(약 1조7800억 원)를 지급하고 남는 데이터센터 연산능력(컴퓨팅파워)를 빌려서 활용하고 있다.
구글과의 계약은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데, 앞으로 3년간 이런 임대계약으로 스페이스X는 수백억 달러의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스페이스X의 주가 전망을 두고 "스페이스X는 현재까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몇 주 동안 스페이스X 주가는 기업공개 당시 가격 아래로 떨어졌다"고 바라봤다.
오는 6일 스페이스X의 직원이나 회사 내부 관계자들의 보유 주식 매각이 금지됐던 보호예수 기간이 해제되면서 시장에 더 많은 주식이 풀릴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스페이스X의 주가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