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가 세우타로 무단 월경한 이민자 7만 명을 송환했다는 소식에 유럽연합(EU)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모로코인들이 2026년 8월4일 스페인 세우타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며 망명 신청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언론 BBC는 4일(현지시각) "당초 EU 27개 회원국 내무장관 화상 회의는 일부 유럽 국가들이 스페인을 비판했던 만큼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며 "다행히 스페인 내무장관이 세우타에 불법으로 들어온 모로코 이민자 7만 명을 본국 송환했다고 발표하자 EU 각국 정부들은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세우타 대규모 밀입국 사태는 지난달 30일부터 8월1일까지 모로코에 붙어 있는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로 모로코인들이 대거 수영 또는 육로를 통해 무단 진입하면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익사 등으로 인해 72명이 사망했고 1천 명 이상이 다쳤다.
페르난도 그란데마를라스카 스페인 내무장관은 4일 화상 회의 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7월30일~8월1일 동안 비정상적 방식으로 스페인 세우타에 들어온 7만2천 명 가운데 7만 명은 이미 떠났다"며 "남은 무단 입국자들에 관해서는 본국 송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세우타에서 대규모 불법 이민 사건이 발생하자 우파가 집권한 유럽 국가들은 '발작적' 반응을 보였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불법 이민이 진행되던 30일 "통제되지 않은 이민이 유럽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바로 다음날인 31일에 스페인에 대해 유럽 국가 사이 국경 검문 없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협정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육로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아 사실상 항공편에만 적용됐다.
핀란드 정부와 덴마크 정부는 이탈리아의 협정 중단 조치를 지지했고,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1일에 아예 스페인의 솅겐 협정 회원 자격이 일시적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핀란드, 이탈리아, 체코는 모두 우파 정부가 정권을 잡고 있으며, 덴마크는 중도좌파 정부지만 반이민 및 난민 통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에 관련해 1일 "대부분의 유럽 정부들이 지지와 연대를 보였으나, 일부 유럽 정부는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조치를 취했다"며 "세우타는 애초에 솅겐 지역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들 정부는 편견, 가짜 뉴스, 무지,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스페인을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유럽 국가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었지만 4일 EU 27개 회원국 내무장관 화상 회의가 끝나자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모르텐 뵈드스코우 덴마크 이민부 장관은 "스페인의 신속한 대응에 매우 만족한다"며 "이번 사건은 유럽연합 국경 통제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란데마를라스카 장관은 "이탈리아가 솅겐 협정 관련 조치를 가능한 한 빨리 해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그누스 브루너 EU 이민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사건은 유럽의 회복력과 국경 안보를 시험했지만 유럽은 이 시험을 통과했다"며 "EU는 스페인에 국경 강화와 위기관리를 위한 긴급 재정 지원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브루너 장관은 "이번 이민자 유입은 범죄 조직들이 SNS를 통해 퍼트린 허위 정보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일 기준 세우타에는 아직 800명의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천 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란데마를레스카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번 위기 상황에서 모든 이주민 특히 미성년자의 권리가 존중되고 있다"며 "스페인 정부는 세우타의 미성년자를 지원하기 위해 약 2500만 유로(약 412억 원)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그란데마를레스카 장관은 이어서 "스페인 정부는 국경에 관한 추가적인 침범을 막기 위해 모로코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며 "세우타에 남아 있는 모든 이민자들은 가능한 한 빠르게 모로코로 송환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