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고 하면 콧물이나 성가신 기침을 먼저 떠올리지는 않지만, 의외로 코로나19에 걸리는 사람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올여름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보건당국의 추적 자료를 보면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아직 감염 수준 자체는 매우 낮다.
미국 대부분 지역의 코로나19 활동 수준은 여전히 낮지만, 남부와 서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폐수 검사 수치가 오르기 시작했다. AI 생성 이미지.
미네소타대학교 감염병·국제의학부 교수인 수전 클라인 박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자료를 살펴봤는데, 주로 미국 남부와 서부 해안의 여러 주에서 폐수 검사를 통해 확인되는 코로나19 수치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폐수 검사 결과 캘리포니아·네바다·하와이·플로리다·루이지애나·미시시피주의 코로나19 활동 수준은 '낮음'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다른 대부분의 주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매우 낮음' 수준이다.
예외도 있다. 미주리주와 알래스카주는 코로나19 활동 수준이 '보통'으로 보고됐다.
다만 현재의 정확한 코로나19 확산 규모를 파악하기는 과거보다 어려워졌다. 재정 지원이 달라지고 가정용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사람도 줄면서, 공식 검사와 감염 사례 보고가 예전만큼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클라인은 "폐수 검사는 주민 개개인이 별도의 검사를 받을 필요 없이 지역사회나 주 전체의 유행 추세를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한 추적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의 역학·생물통계학 교수인 조지 러더퍼드 박사는 미국 전체로 보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여전히 적다고 말했다. 독감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보스턴 노스이스턴대학교 공중보건학 교수인 닐 마니아르 박사는 여름철 코로나19 감염 증가세 자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클라인은 "지난 몇 년간의 흐름을 보면 미국 전역의 코로나19 발생률은 대개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가장 낮아졌다가 8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8월 말부터 9월 중순 사이 정점을 찍었다"며 "올해도 같은 양상이 반복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유행이 지나간 뒤에는 12월 말에서 1월 초 사이 다시 겨울철 정점이 나타나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니아르는 "이제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패턴을 보이는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며 "계절에 따라 감염 사례가 늘고 줄기를 반복하는데, 현재의 증가세 역시 몇 가지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는 낮은 백신 접종률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사람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감염에 취약한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마니아르는 설명했다. CDC에 따르면 2025~2026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비율은 미국 성인 17.5%, 어린이 8.9%에 불과하다.
여름철 여행 증가도 감염 사례와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여름 휴가철에는 공항과 비행기, 기차 등 밀폐되고 혼잡한 공간에 사람이 몰리면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여행객들은 붐비는 관광지로 이동하기 위해 혼잡한 공항과 비행기, 기차에 몰린다. 감염이 확산되기 쉬운 환경인 셈이다.
미국 대부분 지역의 코로나19 활동 수준은 낮지만, 일부 주에서는 감염 사례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
손 씻고 마스크 쓰고, 아프면 집에 머물러야
마니아르는 "또 한 번의 대규모 유행이 닥칠지를 특별히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팬데믹 초기부터 그래왔듯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들이 있다는 사실은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라인은 기침하거나 재채기하는 사람과 거리를 두라고 조언했다. 비행기나 기차처럼 아파 보이는 사람을 피하기 어려운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그는 "손도 자주 씻어야 한다"며 "기침이나 재채기, 인후통과 같은 호흡기 감염 증상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집에 머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당부했다.
증상이 나타나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현재 판매되는 가정용 검사키트로도 지금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가 양성이고 특정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을 수 있다. 팍스로비드는 롱코비드 위험을 낮추고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클라인은 "몸이 아프기 시작한 직후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됐을 때처럼, 감염 초기에 복용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가장 확실한 보호 수단은 백신 접종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아플 때 집에 머무르기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기본 수칙이며, 백신은 입원과 사망 가능성을 낮추는 가장 중요한 보호 수단이다. AI 생성 이미지.
코로나19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을 맞는 것이다.
새로운 2026~2027년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며 올가을 출시될 예정이다. 기존 2025~2026년 백신은 현재 미국 전역의 약국에서 맞을 수 있다.
클라인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백신 제조업체들에 현재 유행하는 SARS-CoV-2 바이러스(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더 잘 맞는 백신을 만들도록 권고했기 때문에, 업데이트된 2026~2027년 백신을 맞는 편이 낫다"며 "개인적으로는 접종을 미루고 기다리겠지만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더퍼드도 같은 의견이다. 대부분은 새 백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맞는 것이 좋다. 다만 1년에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맞는 특정 고위험군 가운데 아직 두 번째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접종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큰 여행을 앞둔 사람도 기존 2025~2026년 백신을 맞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클라인은 말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마니아르는 "코로나19 백신의 목표는 처음부터 감염에 따른 입원과 사망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었고,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러더퍼드는 "새 백신이 완성돼 9월이나 10월쯤 접종할 수 있게 되면, 독감 백신을 맞듯 코로나19 백신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니아르는 백신 이야기를 이어가며 "현재 홍역 감염 사례도 엄청나게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몇 달 뒤면 독감 유행기가 시작된다"며 "백신 접종은 이러한 감염병에 맞서는 가장 중요한 1차 방어선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마니아르는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며 "오늘날에는 누구도 홍역에 걸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겐 대규모 독감 유행을 막을 방법이 있고,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 역시 예방할 수 있다"며 "이러한 수단을 갖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인 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