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히노시에 위치한 타마동물원에서 생활하던 사자 세 마리가 일주일 사이 잇따라 폐사했다. 동물원 측은 이들의 사망 원인을 열사병으로 추정하고 있다.
3세 암컷 사자 '보리', 11세 암컷 '딸기', 15세 암컷 '루에나'. ⓒ타마동물원 홈페이지
타마동물원은 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7월 중순부터 여러 마리의 사자에게 식욕 부진, 피로, 활동량 감소 등 건강 악화 증상이 나타나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7월23일부터 사자 전시관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타마 동물원은 1964년부터 운영된 세계 최초의 사파리식 사자 관람 버스 ‘라이온 버스’로도 유명하다.
동물원은 이어 “일부 사자들은 심각한 상태에 빠져 일어서지 못하거나 의식을 잃는 등의 증상을 보였다”며 “7월28일과 31일, 8월2일 각각 한 마리씩 총 세 마리가 폐사했다”고 설명했다. 폐사한 사자는 3세 암컷 ‘보리’, 11세 암컷 ‘딸기’, 15세 암컷 ‘루에나’다. 현재 동물원은 남은 사자들의 치료와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사자 무리에서는 7월18일부터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사육 중이던 16마리 가운데 2마리가 식욕 부진과 활동량 감소를 보여 치료를 받았고, 이후 증상을 보이는 사자가 늘면서 7월22일에는 치료가 필요한 개체가 10마리까지 증가했다. 동물원은 물을 분무하고 선풍기를 사용하는 한편 정맥 수액과 약물을 투여하며 체온을 낮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타마동물원은 1958년 문을 연 대형 동물원으로, 부지가 50ha가 넘어 축구장 약 70개에 이른다. 우에노동물원의 약 4배 규모로, 타마 구릉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철창을 최소화하고 동물과 관람객 사이에 도랑 등을 두는 개방형 전시 방식을 도입했다.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은 가능한 한 넓은 공간에서 무리 단위로 사육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며, 약 260종의 동물을 사육·전시하고 있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4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살수차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기사와 상관 없음) ⓒ연합뉴스
레딧 등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의 좁고 낙후된 동물원에 비해 비교적 넓고 자연환경을 갖춘 타마동물원에서도 폭염으로 사자들이 잇따라 폐사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극심한 더위에 대한 동물원의 대응을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동물원들은 동물의 체온을 낮추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AP통신의 7월30일 보도에 따르면, 체코 프라하동물원은 최근 폭염 속에서 북극곰에게 얼음을 제공하고, 코끼리와 수달, 고릴라 등에게도 얼음과 그늘, 물 등을 활용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4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붉은코코아티가 얼려진 식빵과 과일들을 먹기 위해 다가가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7월30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원숭이 한 마리가 그늘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생동물은 더위를 피해 이동하거나 서식지를 바꿀 수 있지만, 동물원에 있는 동물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스스로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이동할 수 없다.
같은 40도의 폭염이라도 그늘이 충분한지, 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 바람이 통하는지, 직사광선에 얼마나 노출되는지, 바닥에 열이 얼마나 축적되는지에 따라 동물이 실제로 겪는 열 스트레스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콘크리트 바닥은 햇볕을 받으면 뜨겁게 달아오르고, 한동안 열이 식지 않아 동물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