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F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함께 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 병목을 극복할 기술로 평가받는 만큼 SK하이닉스는 신기술을 통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함께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인 고대역폭플래시(HBF)의 첫 표준규격을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HBF 이미지.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4~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퓨처오브메모리앤스토리지(FMS) 2026’ 개막에 맞춰 샌디스크와 함께 HBF의 첫 표준규격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FMS는 세계 최대 메모리·스토리지 콘퍼런스로 꼽힌다.
HBF는 HBM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이에 놓이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이다. HBM처럼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 받으면서도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해 용량을 크게 키울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D램을 기반으로 하는 HBM은 대규모 맥락 데이터의 장기 보관이 요구되는 추론 영역에서는 용량 제한 및 데이터 휘발성 등의 한계점이 나타난다. 이에 D램과 비교해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대용량 구현이 쉬운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를 수직 적층한 HBF가 HBM의 한계를 보완할 메모리로 등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AI 추론이 확산하며 다뤄야 할 데이터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대역폭과 용량 확장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술로 HBF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공개한 표준규격은 2025년 8월 샌디스크와 표준화 협럭에 나선 데 이어 2026년 2월 관련 컨소시엄을 출범한 지 6개월여 만에 내놓은 첫 결과물이다. 용량은 낸드 다이를 8단과 16단으로 쌓은 두 가지 스택 구성을 기준으로 최대 512GB(기가바이트)까지 정의했다. 대역폭은 세 등급으로 나눠진다.
SK하이닉스는 HBF와 프로세서를 잇는 연결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업계 표준인 UCle를 채택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종류가 다른 프로세서에도 HBF를 유연하게 연결해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표준규격에는 △연결 인터페이스 및 전기적 특성 △HBF 다이스택 공정의 신뢰성 및 패키징 가이드 △데이터 입출력을 위한 소프트웨어 사용 지침 등이 담겼다.
규격 공개는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를 통해 이뤄져 특정 기업을 넘어 업계 전체가 함께 활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표준규격 공개를 계기로 AI 스토리시 시장에서 HBF 채택을 확대하고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재 HBF 컨소시엄에는 구글,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텐스토렌트가 참여하고 있다.
FMS 2026 첫날에는 김천성 SK하이닉스 솔루션개발부문장과 강욱성 차세대 상품기획담당이 공동 키노트 연설에 나선다. 김 부문장과 강 담당은 특성이 다른 여러 메모리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최적화하는 ‘계층형 메모리’ 기반의 차세대 구조(아키텍처)가 필요한 이유와 그 방향을 제시한다.
김천성 부문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데이터 처리 구조 전반의 재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HBF를 통해 메모리와 스토리지 사이 경계를 확장하고 시스템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아키텍쳐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