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축협)의 운영 실태를 따지는 국회 청문회에서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정몽규 전 축협 회장에게 '아부'하는 듯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의원은 문자에서 '정 선배'에게 연락받았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고려대 인맥이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해당 문자를 보낸 윤 의원의 지역구 선배이자 정 전 회장의 고려대 동문인 정진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가리킨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한축구협회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정몽규 전 회장과 주고받은 문자 메세지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의 축협 대상 청문회에서 윤 의원과 정 전 회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뒤, 윤 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을 향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윤 의원은 전날 청문회 오후 속개를 앞두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정 전 회장에게 "회장님, 어제 정 선배님한테 연락받았습니다. 더 잘 배려해드려야 하는데 송구합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정 전 회장은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자리 말고 다른 자리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문자가 공개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정 문체위 위원장은 정 전 회장에게 청문위원들을 상대로 사전에 접촉하거나 제3자를 통해 연결을 시도했는지 물었다.
정 전 회장은 청문회를 앞두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와 준비할 내용이 있는지를 알아봤을 뿐 특별한 부탁이나 편의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만 문자로 오해를 일으킨 점은 부적절했다며 사과했다. 윤 의원도 준비한 질의를 그대로 했다며 문자메시지가 청문회 질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문자에 등장한 정 선배의 정체로 이어졌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선배가 정진석 전 실장이 아니냐고 따져물었지만, 정몽규 전 회장은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문제"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정 전 회장은 정 전 실장과 고려대 동문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평소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정 선배가 정 전 실장이 아니다'라고 부인하지는 않았다.
정 전 실장은 현재 윤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윤 의원은 이번 6·3 보궐선거에서 같은 지역구에 당선됐다.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직후에도 정 전 실장에게 연락해 선거 승리를 당부받았다며 그를 "대한민국의 큰 정치인"로 평가하고 "이어받을 유산은 이어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