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왼쪽부터),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이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은정 페이스북 갈무리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뼈대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포함된 '공소기각 사유 확대' 조항을 두고 한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대통령 재판 지우기용 방탄 입법'이라며 반발하자 "선동하지 말라"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손솔 진보당 의원 등은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형소법 개정 공소기각에 대한 흑색선전 대응'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형사소송법 개정안 안에 담긴 ‘공소기각’ 사유에 대해 악의적 프레임으로 시비를 거는 것이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린다"며 "판결에 의해서 축적된 법리를 조문화시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법사위원들과 한 의원이 공소기각 사유 추가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송금 뇌물 사건 무죄 가능성이 없고 공소 취소도 여의찮으니 새로 공소기각법을 만들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왔다. 이에 오랫동안 대법원 판례를 통해 확립된 법리를 법률에 명확히 반영한 것뿐이라며 일축한 것이다.
법사위는 전날 민주당 주도로 형소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 등을 공소기각 판결의 사유로 추가했다.
현행 형사소송법도 △공소가 취소됐을 때 △피고인에 대해 재판권이 없을 때 △동일한 사건에 대해 이미 확정판결이 있었을 때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일 때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 두 개의 사유를 추가한 것은 2008년과 2021년 대법원의 공소기각 판결 사례를 통해 확립된 법리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 대법원은 2008년 경찰이나 수사기관이 범죄 의도를 부추겨 유도한 '함정수사'에 의해 이뤄진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유·무죄를 따지기 전에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또한 대법원은 2021년 이른바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씨 보복기소 사건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하면서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기소권이 재량이라 할지라도, 이를 남용해 자의적 또는 부당하게 공소권을 행사한 경우에는 공소권 남용으로 인정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다는 판례를 확립했다.
범여권 법사위원들은 절차적으로도 이번 조항이 갑작스러운 기습적 '끼워 넣기'가 아니라 발의된 법안에 포함된 내용이며 심사 과정을 거쳐 성안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소기각 등의 대법원 판례는 김용민 민주당·박은정 혁신당 의원의 공동 대표발의 개정안에 담겼고, (이는) 전체회의 5차례와 법안심사소위원회 9차례 심사를 거쳤다"며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이를 '한밤중 끼워 넣기'리며 왜곡하고 있다. 사실을 외면한 정치공세"라고 지적했다.
야권이 '공소취소(검사의 소송행위)'와 '공소기각(법원의 재판)'이라는 기초적인 법률 개념조차 혼동한 채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소취소'는 검사가 재판 진행 도중 자신의 권한으로 그 기소를 거둬들이는 것으로 '검사의 소송행위' 영역이다. 반면 '공소기각'은 재판의 요건이나 절차에 치명적인 흠결이 있을 때 법원이 유·무죄라는 실체적 심리를 아예 진행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재판을 종결시키는 판결, 즉 '사법부의 영역'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사법부가 공소기각을 결정할 수 있는 근거 사유를 추가하는 것과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엮는 것은 말그대로 '정치공세'일 뿐이라는 것이다.
서영교 법사위원장 한 의원의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며 "윤석열의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윤석열의 검사였던 주진우, 전부 다 경고한다. 그들의 검사 시절 모습 같다. 이런 식으로 사실 왜곡, 표적 수사를 해왔던 걸 저희가 바꾸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