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을 찾아 중장기 성장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상반기 브라질 시장 판매가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여세를 몰아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이겨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을 찾아 중장기 성장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사진은 정 회장이 7월27일(현지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에 위치한 현대차 브라질공장에서 생산 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7월27일(현지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의 현대차 브라질공장을 방문해 생산·판매 전략과 중장기 발전 방안을 점검했다고 7월30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브라질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정 회장이 일정을 쪼개 현지 공장을 직접 챙긴 것이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과의 자리에서 "브라질의 산업 환경 변화와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아 여러 도전과 과제가 존재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해야 다음 단계의 성장과 도약이 가능하다"며 "브라질에서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전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현대차 중남미 사업의 핵심 거점이다. 브라질 생산공장과 중남미 권역본부가 함께 자리하고 있고, 2012년 완공된 브라질공장은 연간 20만 대 규모의 전략 차종을 안정적으로 뽑아내고 있다.
전체 시장 규모도 상당하다. 지난해 브라질 자동차 산업수요는 250만 대로 세계 6위, 생산량은 260만 대로 세계 8위다. 여기에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흑연 매장량 세계 20% 이상을 보유한 자원 강국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공급망에서의 위상도 높다.
자동차 수입 관세가 35%에 달해 현지 생산 없이는 가격 경쟁이 힘든 구조라는 점도 현지 공장의 가치를 키운다.
정 회장은 올해 3월 누적생산 250만 대를 돌파한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며 "13년 만에 250만 대 생산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것은 브라질공장 직원들의 헌신과 팀워크로 이루어낸 결실"이라며 "브라질은 현대차 글로벌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자동차유통연맹(FENABRAVE)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브라질에서 9만6723대를 판매해 2019년(9만9567대)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2025년 같은 기간(8만6316대)보다 12.1% 늘어난 수치로, 점유율 7.1%로 브랜드 순위 5위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상황을 낙관할 수 없는 것은 중국 공세가 매섭기 때문이다. 특히 BYD(비야디)는 2021년 폐쇄된 포드 공장을 인수해 지난해부터 생산에 들어갔고, 올해 상반기 브랜드별 판매 순위 4위(지난해 8위)로 뛰어올랐다. 중국·브라질기업협의회(CBB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브라질 투자액은 1년 사이 45% 늘어난 61억 달러(약 8조9639억 원)에 달했다.
이에 현대차는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브라질 시장 내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휘발유-에탄올 연료 기반 하이브리드(FFV-HEV) 전용 파워트레인을 개발해 론칭할 계획을 세웠다.
정 회장은 브라질공장 부지 내에 위치한 중남미권역 R&D센터 연구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속가능한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파워트레인 현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수소 사업 기반 구축에도 나선다. 수소 상용차와 수소 트램 등 신시장 개척과 함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재생에너지 발전소 구축 등 신사업을 발굴한다.
브라질은 국가차원에서 수소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국가수소프로그램(PNH2)'을 발표해 저탄소 수소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등 세계적인 수소 생산 및 수출국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