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인도 해군에 첨단 스텔스 통신·전자전 시스템 '유니콘'을 수출하면서 방위산업 협력에 나섰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인도 방산수출을 기반으로 '일본 재무장'에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일본과 인도의 방산 협력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일본 수출통제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6년 5월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9일 방산 전문매체 디펜스시큐리티아시아를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일본과 인도는 7월부터 인도 해군에 적용할 차세대 스텔스 안테나 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협력은 인도 해군 전투함에 일본의 첨단 '유니콘' 안테나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유니콘은 통신·전자전·항법 센서를 하나의 마스트(돛)에 집약해 적의 레이더에서 소형 민간선박으로만 탐지되게 하는 통합 스텔스 안테나다.
유니콘은 일본 해상자위대 최신예 모가미급 호위함에 이미 실전 배치된 시스템으로 인도의 비공개 해군 함정에 탑재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디펜스시큐리티아시아는 "일본의 유니콘 시스템은 적의 표적 설정을 복잡하게 만들어 인도 해군의 생존력을 강화하고 작전 지속성을 늘릴 것이다"고 바라봤다.
인도 방산업체 바라트일렉트로닉스(BEL)가 현지 생산을 맡으며, 계약 규모는 약 3억 달러(약 4590억 원)로 추산된다.
이번 계약은 2022년 처음 논의가 시작된 이후 4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일본이 필리핀에 방공레이더를 수출한 것에 이어 완성 방위장비를 수출하는 두 번째 사례이자, 인도와 사상 첫 방산 협력이다.
다카이치의 방산정책과 재무장 추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26년 4월20일(현지시각) 뉴델리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문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올해 4월21일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개정해 살상무기 완성품 수출을 원칙적으로 전면 허용한 조치가 자리잡고 있다.
일본은 기존에는 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 5개 유형으로 방산물자 수출이 제한됐으나, '방위장비 이전 원칙'이 개정된 후에는 분쟁국으로도 수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2025년 11월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과 맞물려 '일본 재무장' 흐름을 가속화하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호주, 필리핀,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등으로도 방산 수출 대상을 확대하면서 인도·태평양 안보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 자국 내 방위산업 업체들의 산업적 기반을 유지해 재무장의 기반을 닦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칭펑 칭화대학교 국가전략연구원 연구실장도 올해 4월 환구시보와 나눈 인터뷰에서 "인도와 일본이 관계강화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전략적 봉쇄를 추진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일본은 평화주의의 틀을 깨고 군국주의의 옛길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바라봤다.
중국의 강한 반발과 대일 수출통제 강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7월1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중국은 일본의 방산정책 전환 초기부터 강하게 반발해왔다. 일본의 재무장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 경계심을 높인 것으로 읽힌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올해 4월 일본의 방위장비 이전 원칙의 개정 소식이 알려지자 성명을 통해 "일본의 군국주의 침략 역사를 깊이 반성하고 군사·안보 분야에서 신중하게 행동하라"며 "그릇된 길로 더 나아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일본의 방산수출 기조의 변화가 일본의 태평양 전쟁 항복문서를 비롯한 국제법상 효력을 지닌 문서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며, 일본의 재무장을 막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올해 4월21일 일본의 방위장비 이전 원칙 개정이 실제로 통과된 뒤 낸 성명에서 "국제사회가 일본 신군국주의의 무모한 행동에 대해 고도의 경계심을 유지하고 단호히 저지해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중국의 반발은 외교적 성명을 넘어 실질적 수출규제 조치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6월 말 일본 방위연구소를 비롯한 일본 정부 산하 국방연구기관 4곳을 새로 제재 명단에 올리고 미쓰비시전기와 미쓰비시중공업 계열사를 포함한 수십 개 기업들을 감시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런 조치는 올해 1월 시작된 일본을 향한 수출제한 조치의 연장선에서 나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올해 6월 성명에서 "일본이 올해 초 중국의 수출규제(블랙리스트) 지정 뒤에도 공격용 무기배치와 해외 미사일 기술 수출 등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지난 역사를 반성하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