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감소는 분양 부진 장기화에 따른 주택 매출 감소와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 과정의 비용 증가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김선미 신한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 감소를 전망하며 그 주요 원인으로 "2024년과 2025년 신규분양 부진 여파로 주택매출이 둔화됐고 도시정비사업 입찰이 확대되며 수주추진비(판매관리비)가 증가한 점"을 제시했다.
여기에 회계적 요인도 더해졌다. KB증권은 GS건설 2분기 실적발표 직후 발표한 리포트에서 "양호한 건축·주택부문 이익률에도 불구하고 플랜트부문과 주택부문의 선제적 대손 반영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주택 경기 악화에 따른 착공현장 감소로 사업본부 가운데 건축·주택사업본부 매출이 2025년 같은 기간보다 28.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적과 달리 수주는 내달리고 있다. GS건설의 2분기 신규수주는 5조2242억 원으로 2025년 같은 기간보다 61.7% 늘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7조8천억 원 수준이다. 상반기 주택 분양도 1만950세대로 이미 지난해 연간 공급량(8858세대)을 넘어섰고, GS건설은 올해 공급이 연초 가이던스(1만4320세대)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가 GS건설의 미래를 밝게 점치는 결정적 배경은 따로 있다. 정부가 6월29일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통해 GS그룹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구체적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GS그룹은 강원도 동해시 북평제2일반산업단지에 2.4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조성한다.
주목받은 것은 속도다. GS그룹은 2028년까지 1.2GW를, 2029년까지 나머지 1.2GW를 준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통상 AI 데이터센터 초기 투자 규모가 MW(메가와트) 단위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볼 때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표다.
준공까지 2년 안팎의 시간이 주어진 셈이어서 증권업계에서는 연내 수주 계약과 착공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본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8~9월 전력계통영향평가가 마무리되면 빠르면 11월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S건설도 2분기 실적발표에서 동해 AI 데이터센터 시간표를 언급했다. GS건설은 동해 AI 데이터센터가 공사 규모와 착공 시기 등을 협의하는 단계에 있다면서도 늦어도 올해 4분기 초에는 실질적 착공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로서는 GS건설 단독 시공도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 규모 전망도 조 단위를 훌쩍 넘는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MW당 시공비를 80억~100억 원 수준으로 가정하면 1.2GW만으로도 10조 원 안팎의 잠재 시공 물량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반기 GS건설 수주 모멘텀으로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짚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는 공사기간이 다른 플랜트에 비해 짧아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가 빠르다"며 "올해 하반기 예정된 120MW 규모의 데이터센터에서 1조 원의 수주가 예상되는 만큼 동해 AI 데이터센터 1.2GW 규모에서 10조 원 이상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또한 GS건설이 동해 AI 데이터센터에서 예상되는 수주 규모를 10조 원으로 제시했다.
동해 데이터센터 수주가 올해 안에 현실화되면 허 사장의 올해 신규수주 기록은 새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GS건설은 신규수주 7조8267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연간 목표인 17조8천억 원의 44%로 전반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하반기 비슷한 규모의 수주를 이어가고 동해 데이터센터 수주가 얹히면 올해 수주 가이던스는 물론 창사 이래 최대 수주 기록을 달성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의 최대 연간 신규수주 기록은 2024년의 19조9100억 원이다. 2025년에도 19조2073억 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해 2년 연속 19조 원을 넘어섰다.
데이터센터 수주가 확정되면 신규수주의 90%가량을 차지하던 주택 중심 포트폴리오가 신성장 축으로 재편되는 계기도 된다. 허 사장으로서는 외형 확대를 넘어 사업 체질 전환까지 이끄는 셈이다.
GS건설의 데이터센터 이력도 수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GS건설은 대형 건설사 가운데 데이터센터 사업에 가장 일찍 뛰어들어 2006년 인터넷 데이터센터 시절부터 21건의 시공 실적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AI 데이터센터 사업엔 GS그룹 계열사가 총동원될 것으로 보여 그룹 차원에서도 허 사장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해 AI 데이터센터는 GS가 올해 6월에 새로 설립한 데이터센터 전문 법인 GS AI인프라가 개발·운영 총괄을 맡고, GS건설과 자이C&A가 시공을, GS E&R이 전력 공급을, 디씨브릿지가 운영을, GS칼텍스가 액침냉각유를 공급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로선 많은 것이 불확실하지만 GS건설은 최선의 노력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더불어 수익성 중심의 전략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