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3분기 만에 '분기 순이익 1조원'을 회복했다. 본업인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지난해부터 내리막을 걷고 있는데도 그룹 실적은 늘어난 것이다. 그 간극을 메운 것은 지난해 사들인 보험사들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이 편입효과가 올해 3분기부터 사라진다는 것이다.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한 임종룡 회장 2기의 진짜 시험대는 하반기부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임종료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그룹이 3분기 만에 '분기 순이익 1조원'을 회복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3분기 만에 돌아온 '분기 1조', 하지만 상반기 순이익은 농협금융에 밀렸고 은행 부진은 길어진다
28일 우리금융지주의 2026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분기 순이익 1조 원을 달성하며 ‘1조 클럽’에 복귀했다.
특히 이번 1조 클럽 복귀는 지난해 3분기 처음 1조 클럽에 가입했을 때와 달리 ‘영업외이익’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5년 3분기의 순이익 1조 원에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관련 염가매수차익을 포함한 영업외이익 5410억 원이 끼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2분기의 영업외이익은 25억 원에 불과하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3158억 원에 이른다. ‘영업’을 통해 만들어낸 1조 클럽인 셈이다.
하지만 상반기 전체 성적표를 보면 그림이 조금 달라진다.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전체 성적표에서는 농협금융지주(1조7791억 원)에 1701억 원 차이로 밀리며 5대 금융지주 가운데 5위로 내려앉았다. 1분기(농협금융지주 8687억 원, 우리금융지주 6043억 원)에 이어 1·2분기 합산에서도 역전하지 못한 것이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부진도 길어지고 있다. 우리은행 순이익은 2024년 3조394억 원에서 지난해 2조5896억 원(-14.8%)으로 꺾였고, 올해 상반기에도 1조37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하며 2년 연속 역성장 궤도에 들어섰다.
다만 본업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11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고, 상반기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1.51%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익을 갉아먹은 것은 비이자이익과 충당금이다. 은행 비이자이익은 상반기 3930억 원으로 전년 동기(6600억 원) 대비 40.5% 급감했다. 분기별로 놓고 보면 올해 2분기에 1분기보다 44% 급등한 2318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내면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2분기(4061억 원)와 비교하면 42.9% 줄었다.
이 간극을 메운 것은 동양생명, ABL생명의 편입 효과다. 올해 상반기 그룹 상반기 순이익 증가분은 570억 원인데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이 각각 919억 원, 167억 원이다. 두 회사의 실적은 2025년 상반기에는 그룹 실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상반기 실적에 편입효과로 잡혔다.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지분율(77.9%)을 감안하더라도, 보험 편입분을 제외하면 그룹 순이익은 오히려 전년 상반기 대비 역성장하는 셈이다.
그 결과 비은행 비중은 전년 동기 6.9%에서 22.3%로 15.4%포인트 뛰었다. 임 회장이 올해 목표로 제시했던 '비은행 20%'를 조기 달성한 숫자지만, 점프의 대부분은 인수 편입에서 나온 것이다.
카드(+24.2%)·캐피탈(+14.1%)·증권(+44.2%)·자산운용(+117.9%) 등 기존 비은행 계열사들의 개선도 있었다. 그러나 증가분 합계는 약 450억 원으로, 은행 순이익 감소분(1850억 원)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 편입효과라는 부스터는 3분기부터 꺼진다, 임종룡 2기의 진정한 시험대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지난해 3분기부터 그룹 연결에 편입됐다. 올해 3분기부터는 전년 동기에도 보험 실적이 들어가 있는 만큼, 전년 대비 증가 효과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거기다 3분기 비교 기저인 지난해 3분기는 염가매수차익이 낀 사상 최대 실적(1조2439억 원)을 기록한 분기다. 편입효과 소멸과 역대급 기저가 겹치는 하반기부터는 은행과 기존 계열사의 자체 이익창출력이 그대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임종룡 회장 2기의 진정한 시험대가 하반기부터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잔여 편입효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금융지주는 8월 11일 동양생명과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지분율을 현재 77.9%에서 100%로 끌어올릴 예정이며, 절차가 마무리되면 동양생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된다. 지금까지 비지배지분으로 빠져나가던 동양생명 순이익의 22.1%가 3분기 일부와 4분기부터 온전히 지배주주 몫으로 잡히게 된다.
하지만 그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이 919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로 들어오는 몫은 반기 기준 200억 원 안팎에 그친다. 상반기 그룹 순이익의 1% 남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