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인공지능 기업들이 대대적 투자에 걸맞는 성과를 낼지 불확실하다는 판단 아래 비교적 안정적 성과를 내는 애플주식에 주목한 결과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한 사람이 2026년 7월1일 중국 상하이 쉬후이구의 애플스토어를 지나가고 있다. ⓒAFP통신=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각) "애플이 2년 만에 엔비디아를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를 탈환했다"며 "엔비디아 주식 매도세와 애플 주식 매수세가 결합하면서 발생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7% 오른 336.91달러(약 49만5천 원)에 마감해 시가총액은 4조9500억 달러(약 7277조 원)로 늘어났다. 반면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4.99% 하락해 196.51달러(약 28만9천 원)로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이 4조7600억 달러(약 6998조 원)으로 감소해 2위로 하락했다. 애플은 이로서 15개월만에 장 마감 기준 엔비디아를 앞섰다.
글로벌 기술 산업 분석 기업인 퓨처럼 그룹의 다니엘 뉴먼 대표는 뉴욕타임스에 "애플에 투자자들이 모이는 이유는 애플 주식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라며 "투자자들은 AI 관련 투자는 변동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인 2022년 이래 시가총액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반도체가 AI를 개발하고 실행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AI 개발의 비용이 과하다는 인식이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이 AI 관련 주식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에 회의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엔비디아의 주식이 하락한 이유도 AI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덜 매력적으로 비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AI 기업들이 제대로 수익 창출을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인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일 미국 경제잡지인 포춘에 "AI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시장 가격이 실제 수익을 앞지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러다 보면 AI 기업들의 주식이 시장에서 고통스러운 가격 재조정에 들어가고 AI붐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기업들의 AI 모델 개발 역시 투자자들의 회의감을 부추겼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이면서도 비용은 더 저렴한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지금까지 미국 기업들이 진행한 투자성과가 빛이 바랠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AI 기업인 문샷AI가 17일 앤트로픽이나 오픈AI 같은 미국 거대 기업들의 AI 모델과 동등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비용이 훨씬 저렴한 키미K3를 공개해 이런 우려에 불을 지폈다. 그러자 AI 관련주가 하락했고, 이와 덩달아 엔비디아 주식 역시 하락했다.
반면 애플은 다른 미국 기술 기업과 달리 AI 관련 투자에 관련해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안정적으로 비쳐진다고 뉴욕타임스는 해석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수천억 달러를 투자해 자체 AI 기술을 개발하고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 애플은 자사 제품에 구글의 AI 모델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애플은 꾸준히 경쟁사들과 달리 AI 관련해 과도한 투자를 자제하겠다고 입장을 밝혀 왔다.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에서 "일부 업체는 AI 개발 과정에서 AI를 사용하는 대중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며 "AI만을 위한 AI 개발을 지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