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선점 경쟁이 금융권을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하며 제도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은행들은 발행 주도권 확보를 위한 컨소시엄 경쟁에 뛰어들었고, 플랫폼 기업들은 실제 결제와 정산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 검증에 착수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원화나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낮춘 디지털 자산이다. 비트코인 등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결제와 송금, 정산 등 실생활 금융 서비스에 활용하기 적합한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쿠팡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정산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연합뉴스
28일 쿠팡에 따르면 최근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정산 환경 구축에 나섰다. 쿠팡은 전날 우리은행과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기술 검증(PoC)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쿠팡이츠 주문 결제와 가맹점 실시간 정산, 스테이블코인과 원화 간 전환(온·오프램프)까지 아우르는 기술 검증이 진행된다.
쿠팡뿐 아니라 주요 플랫폼 기업들도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정산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랫폼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결제 수수료를 낮추고 정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멤버십과 간편결제를 연계한 자체 결제 생태계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플랫폼 기업들은 제도화 이전부터 금융사와 협력하고 관련 기술 검증을 진행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카카오와 네이버다. 카카오그룹은 카카오톡과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준비해왔다.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도 카카오와 협력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인 두나무를 축으로 금융권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두나무 지분 6.55%를 1조33억 원에 취득하며 4대 주주에 올랐다. 하나금융은 두나무와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발행·거래·결제를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는 것은 정부의 제도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통해 디지털자산업 유형을 세분화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기준과 사업자 규율, 이용자 보호 체계를 마련한다.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거래 제도화와 디지털자산 현물 ETF 법제화도 함께 추진한다. 여당도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당정 통합안을 발의해 연내 입법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