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제 노동'을 이유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아시아 각국에서는 이에 관해 속을 끓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각국은 대외적으로 회의적인 반응과 함께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7월 23일 목요일 워싱턴 D.C.에 있는 환경보호청(EPA)에서 연설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닛케이아시아는 24일(현지시각) "아시아 각국 정부와 분석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부과에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며 "많은 국가들이 강제 노동에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미국 정부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무역법 301조에 따라 강제 노동에 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60개국에 10~1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 새로운 관세는 24일부터 발효되고 한국의 경우 12.5% 관세가 적용된다.
미국 무역부대표는 24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에서 이번 관세 부과를 두고 "인권 침해이자 왜곡된 무역 관행인 강제 노동을 바로잡고 전 세계 노동자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무역 증진이 목표인 힌리히재단의 데보라 엘름스 무역 정책 책임자는 닛케이아시아에 "워싱턴의 관세 부과 기준은 각국의 법적 체계가 아닌 미국의 기준에 맞춰져 있다"며 "미국은 어느 나라도 적절한 법률을 제정하지 못했거나 법 집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새로운 관세 부과에 대응해 관세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홈페이지에 "미국 관세조치의 불확실성은 일부 완화됐다"며 "다만 정부는 향후 조사과정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미측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여 기존 한미 관세합의를 통해 확보된 우리측 이익균형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발표했다.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닛케이아시아에 "23일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ASEAN)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제기했다"며 "미국은 싱가포르와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고 있고 그 규모도 증가하고 있어 싱가포르에 관세를 부과할 기술적, 경제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돈 패럴 호주 무역대표부 장관은 2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기자들에게 "호주산 제품에 관한 미국의 관세 인상 결정은 전혀 정당하지 않다"며 "미국 무역대표부에 호주산 제품에 관한 모든 관세를 철폐하도록 계속해서 로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도 24일 SNS인 엑스(X, 옛 트위터)에 "이번 새로운 관세 부과 결정은 극도록 실망스럽다"며 "뉴질랜드는 수출업체에 안정성을 제공하고 경제 성장을 지속하려 전 세계 여러 국가와 무역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게시했다.
한편 중국 역시 비판에 나섰으나 관세가 실제 중국에게 끼칠 경제적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24일 "미국이 무분별하게 관세를 부과하는 관행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맥쿼리 그룹의 래리 후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니케이아시아 인터뷰에서 "새로운 관세가 중국 수출 증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여러가지 중국 기술에 관한 수출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후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는 더 이상 중국 수출 강세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라며 "AI 투자 사이클이 언제 둔화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