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 길거리도 아닌 비행기에서 기독교를 전도하는 사례가 미국에서 늘고 있다. 승객들, 네티즌들은, 심지어 다른 기독교인들조차 '비행기 전도'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2020년 3월5일 한 비행기 내부에 불이 켜져 있다. ⓒ펙셀스
워싱턴포스트는 23일(현지시각) "자칭 복음 전도사들이 다른 승객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비행기 안에서 설교하며 전도를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전도 영상을 찍은 후 SNS를 통해 퍼트리기까지 한다"고 보도했다.
복음 전도사이자 인플루언서 휘트니 린은 워싱턴포스트에 "승객들은 진실을 들어야 한다"며 "난 비행기를 타면 대부분의 경우 설교를 하고 촬영해서 SNS에 올린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하늘 위에서 날고 있을 때 갑자기 일어나서 설교하고, 기타를 치며 찬송가를 부르고, 심지어는 성수를 뿌리는 사례도 발견됐다.
이에 대해 승객들 대부분은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전도사 린이 6월28일 틱톡에 올린 한 영상에는 승객이 그녀를 공항 경찰에 신고해 경찰들이 출동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 역시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린이 6월 올린 다른 영상에 한 네티즌은 "악몽같다. 듣기 싫다고 도망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다른 네티즌 역시 "비상구를 열어버리고 싶다"며 불쾌함을 표시했다.
같은 기독교인 가운데에서도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는 사례도 있었다. 은퇴한 목사인 로드니 케네디는 워싱턴포스트에 "승객들은 비행기에 갇혀 있기 때문에 종교적 메시지를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이런 종류의 설교와 전도는 사람들이 기독교인에 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항공사들의 정책은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승객은 승무원의 지시를 따라야 하며 다른 승객에게 불쾌감을 유발하거나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기내 설교에 관해 구체적 규정을 만든 항공사는 지금까지 없다.
워싱턴포스트 독자들 역시 대부분 불쾌감을 표시하며 항공사들의 조치를 요구했다. 한 독자는 해당 기사의 댓글에 "비행기 타는 것 자체로 힘든데 이것까지 견뎌야 하냐"며 "항공사들은 이 전도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야 한다"고 적었다. 다른 독자는 "승무원에게 제발 조종사더러 난기류를 찾아달라고 부탁해 이들을 앉힐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