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부자들이 앤디 버넘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부유세를 더 걷어달라"고 촉구했다. 영국 부자들의 서한은 한국 상황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초부유층 과세 논의와 별도로 상속·증여와 역외탈세 등을 둘러싼 편법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 ⓒ연합뉴스
23일(현지 시각) BBC 방송에 따르면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우리에게서 세금을 더 걷기를 바란다"며 "매일 아침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보유한 재산에서 소득을 얻는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나라가 성공하기를 바라며, 성공을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구시대적 경제관을 가진 소수가 자신의 이익만을 좇으며 영국의 미래를 좌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개서한은 부유층 증세를 주장하는 단체 '애국 백만장자(Patriotic Millionaires)' 영국 지부가 주도했다. 이 단체는 1000만 파운드(약 196억 원)를 초과하는 자산에 2%의 부유세를 부과할 경우 약 240억 파운드(약 47조 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번 서한에는 가수 겸 음악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와 체인점 브랜드 그렉스 임원을 지낸 이언 그렉, 금융 트레이더 출신 활동가 게리 스티븐슨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 같은 영국 부호들의 증세 요구와 별개로 부유층의 편법적인 자산 이전과 탈세 문제가 반복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국세청은 이번달 7일 초고가 아파트 등 부동산 탈세 혐의자 104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온 검증을 통해 탈루 세액 731억 원과 추징 세액 318억 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부모로부터 자금을 증여받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채 고가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를 비롯해, 1세대 1주택 비과세 제도를 악용해 양도소득세를 회피한 사례, 명의만 이전하는 허위 거래로 세 부담을 줄인 사례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국세청은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에 대한 전수 검증과 함께 역외탈세 혐의자 53명에 대한 조사도 병행했으며, 차명계좌와 페이퍼컴퍼니, 해외 자금 은닉 등 고질적인 탈세 수법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