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정부의 호남 중심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계획 '메가프로젝트'의 절차를 비판했다.
초기업노조는 메가프로젝트에 반대 의견을 표한 조합원이 다수인 점을 강조하며 노조의 의견이 사업 진행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 ⓒ연합뉴스
초기업노조는 13일 '메가프로젝트에 관해 정부에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1일 정부와 회사, 조합이 한자리에 모이는 노사정 협의의 장을 제안했지만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주말 사이 조합원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전환배치, 근로조건, 처우 등에서 삼성전자의 호남 지역 투자 관련해 조합원들이 기준을 삼을 만한 조건이 제시된 점이 없다며 "정부는 속도를 말하고 있지만 그 속도를 감당해야 할 사람에 관한 대책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는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일환으로 광주에 400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팹(Fab) 2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사측도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속도전보다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는 "사측 역시 두 차례에 조합과 미팅에서 '경영진도 부담스러워한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관한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며 "일할 사람도, 투자할 회사도 확신하지 못하는 계획이라는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이어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부문 대표이사조차 공개석상에서 현재의 전력 계획에 관한 우려를 밝히기도 했다"며 "대표이사가 공개적으로 보완을 요청해야 하는 계획이라면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400조 원에 이르는 호남 반도체 투자 관련 안건을 202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안건에 올리겠다며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대규모 투자에는 조합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기업노조는 "이 사안을 2027년 교섭으로 다루고자 한다"며 "정부·여당이 입법한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에 따라 조합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 또한 교섭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는 "수만 명의 근무지와 처우가 걸린 이번 프로젝트야말로 그 대표적 사례"라며 "이 과제 역시 조합과 대화 위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