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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도부는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당 일각에서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면서 여권 내 단일대오에 구멍이 생기고 있는 모양새이다. 

이러한 모습은 문재인 정부 당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 과정에서도 신중론을 앞세워 개혁에 제동을 걸던 민주당 내 일부 세력을 떠올리게 한다. 

보완수사권 두고 민주당에 다시 '검찰개혁 신중론' 고개 : 경찰 비리만 부각하고 검찰 견제는 외면한다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 소속 의원들이 9일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13일 민주당 의원들 중심으로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를 이어갔다. 

소위원장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전체 (개정안) 내용의 절반 정도를 검토했다"며 "다음 소위까지 전체 내용의 1회독을 마무리할까 한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9일 김한규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2인이 발의한 것으로,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해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이다. 검사는 직접 수사하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자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과 시정조치요구권, 재수사요구권은 강화했다. 이를테면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를 이행하고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민주당 내 보완수사권 폐지 찬성 의원들은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에 맞춰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법사위 심사가 본격화하면서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보완수사권 두고 민주당에 다시 '검찰개혁 신중론' 고개 : 경찰 비리만 부각하고 검찰 견제는 외면한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대검기 모습. ⓒ연합뉴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 가슴에 피멍이 들고 범죄자가 법망을 피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일이기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검사의 보완수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인 12일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에 우려를 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검사가 피의자 얼굴 한번 못 보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공판중심주의'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 왜 개혁이라 불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분들의 유일한 논거는 '검찰을 믿을 수 없다'는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도 11일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는 의미는, 실질적으로는 '경찰의 독점 수사권을 인정한다'는 것"이라며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당론'으로 정하지 마시기를 간청한다"고 적었다. 

이와 별도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당장의 지지층의 눈치나 당리당략에 매달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기본원칙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던 시절에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 등 검찰개혁 방식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2020년에는 공수처법을 '악법'으로 규정했고, 이듬해에는 공수처를 "검찰에 대한 집권세력의 증오심과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 사이에서 탄생한 불완전한 사생아"라고 평가했다.

현재 여권 내 보완수사권 폐지 신중론자들이 대표 사례로 드는 것은 5월 발생한 '광주 고교생 피살 사건'이다. 피의자 장윤기가 경찰 경감인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수사의 결정적 증거였던 케이블타이와 리얼돌을 인멸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경찰의 의도적인 부실·은폐 수사를 바로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추가 수사한 뒤 불기소 처분한 사례를 두고 이들 신중론자들은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보완수사권 두고 민주당에 다시 '검찰개혁 신중론' 고개 : 경찰 비리만 부각하고 검찰 견제는 외면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제55대 법무부 차관을 지낸 김학의 전 차관. ⓒ연합뉴스

대표적 사례가 박근혜 정부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이다. 경찰은 2013년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로부터 뇌물 성격의 성접대를 받았다고 판단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같은 해 무혐의로 처분했다. 이듬해 피해 여성의 고소로 재수사가 이뤄졌으나 검찰은 다시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는 검찰의 수사권이 범죄 의혹을 덮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수사권 독점을 우려한다면, 검찰의 기소권 독점 역시 같은 기준에서 짚어봐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새로 제기되는 신중론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4월,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기존 검찰개혁이 국민의 공감을 잃어간 과정을 먼저 평가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국민'이 빠진 개혁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개정안 내용 일부는 위헌의 소지가 있고, 법 체계상 상호 모순되거나 실무 상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 확실하다"며 법안 처리에 반대했다. 조 전 의원은 이후 민주당을 떠나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에 합류했고, 2026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연도만 달라졌을 뿐,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신중론이 입법에 제동을 거는 풍경은 2022년과 2026년이 크게 다르지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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