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이른바 '반도체 고점론'을 일축했다.
한국은행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생산 공정의 한계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시장 상황을 구조적으로 짚으며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내년까지는 계속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단순한 업황 사이클 반복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호황 국면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반도체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13일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현재 반도체 시장을 철저한 공급 우위 국면으로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서면 답변에서 반도체 경기가 꺾이지 않은 핵심 이유로 더딘 공급 속도를 꼽았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범용 제품이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문형 고성능 반도체가 이끌고 있다. 이런 제품은 기술 난도가 높아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고성능 제품의 기술적 어려움으로 제품 양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주문형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공급 확대 속도가 제약된다"고 평가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과거 호황기와 구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기기 판매량이 늘어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의 생태계 주도권 경쟁이 투자를 강력하게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은 묶여 있어 확장 국면이 한동한 계속될 것으로 바라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반도체 경기 확장세는 40개월 째 이어지고 있으며 2000년부터 2020년 사이 발생한 다섯 차례 호황기의 평균 지속 기간인 29개월을 이미 크게 뛰어넘었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의견을 빌려 각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호황이 내년까지는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AI 기술 확산 속도와 범위, 수익성 등과 관련해 불확실성은 존재한다“며 ”다만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IB들은 대체로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적어도 내년까지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