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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노 라호이 전 스페인 총리의 발언이 유럽은 흔들고 있다. 그는 프랑스 대표팀을 두고 “프랑스 선수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는 다문화적 구성과 국가대표의 의미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오는 15일 수요일 월드컵 준결승전을 벌인다. 

스페인 전 총리 프랑스 대표팀에 프랑스 선수가 없다 발언 논란 : 15일 '스페인 vs 프랑스 준결승전' 열린다
프랑스 대표팀이 2026년 7월9일(현지시각) 미국 보스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축구 대회 프랑스와 모로코 8강전에서 두 번째 득점 이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라호이 전 총리는 지난 10일 스페인 온라인 매체 엘 데바테에 기고한 월드컵 칼럼에서 스페인과 프랑스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프랑스 대표팀을 평가했다.

라호이 전 총리는 "프랑스는 두 차례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기록했다"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치른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고, 현재 FIFA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단을 갖춘 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다만 프랑스 선수는 없다. 그런데도 매우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며 "그들은 강력한 상대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라호이 전 총리의 발언은 프랑스 대표팀의 구성 자체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졌다. 최근 킬리안 음바페를 향해 “프랑스인인 척하려는 식민화된 카메룬인”이라고 표현했던 파라과이 상원의원 셀레스테 아마릴라의 발언과 함께 인종차별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현 총리는 라호이 전 총리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산체스 총리는 12일(현지시각) 엑스(X, 옛 트위터)에 "아직도 소속감을 성(姓), 출생지, 피부색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한 나라에 뿌리내리고, 그 사회에 기여하려는 의지로 소속감을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인은 이 나라를 사랑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것"이라며 "스페인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외국인 혐오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라호이 전 총리의 발언은 프랑스에서도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프랑스 방송 BFMTV와 나눈 인터뷰에서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프랑스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프랑스는 누구나 자신의 자리를 찾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성의 나라"라고 말했다.

스페인 전 총리 프랑스 대표팀에 프랑스 선수가 없다 발언 논란 : 15일 '스페인 vs 프랑스 준결승전' 열린다
프랑스의 10번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가 2026년 7월9일 미국 보스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축구 대회 프랑스와 모로코의 8강전에서 팀의 첫 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프랑스 국적을 가진 국가대표 선수들이다. 다만 일부는 아프리카계 이민자 가정 배경을 갖고 있다. 이들은 프랑스에서 태어나거나 성장했고, 프랑스 축구 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선수들이다.

그럼에도 "프랑스 선수가 없다"는 표현은 국적보다 혈통과 출신 배경을 앞세워 프랑스인을 구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를 두고 다문화 사회의 현실을 외면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올리비에 포르 프랑스 사회당 대표는 12일 엑스에 "프랑스는 인종적 국가가 아니다. 프랑스에는 특정한 피부색이나 종교가 없다"며 "프랑스는 공화주의적 가치 아래 하나로 묶인 정치적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인종차별적 우파가 불편해하는 현실"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프랑스 대표팀을 둘러싼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8년 프랑스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에도 다양한 배경의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은 '다문화 프랑스'의 상징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대표팀은 이민자의 성공 사례이자 사회 통합의 상징으로 주목받았지만, 동시에 극우 정치권에서는 오랫동안 공격 대상으로 삼아왔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국가대표의 의미가 더 이상 출생지나 혈통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미국에서 태어나 잉글랜드와 나이지리아를 선택지로 둔 폴라린 발로건은 미국을 선택했고, 프랑스에서 성장했지만 모로코를 택한 아이유브 부아디처럼 선수들은 자신의 뿌리와 성장 과정, 기회, 정체성을 바탕으로 국가를 선택했다. 

결국 프랑스와 스페인의 준결승전은 세계화된 축구에서 국가대표란 무엇인지 다시 묻는 무대가 됐다. 두 팀은 15일(한국시각) 오전 4시 미국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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