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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 롯데지주 재무담당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추진한 자본배분 전략이 자산 매각과 사업 재편, 주주환원 등 실행 측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주가가 여전히 답보 상태라는 점에서 바이오 사업의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장이 기다릴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 '바이오 로드맵' 절실한 이유 : 롯데지주 대표 고정욱 '재무 방어' 효과 증명됐지만 회복 기미 없는 주가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담당 대표이사 사장의 자본 배분 및 체질 개선 전략이 올해 상반기 실적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효율화 성과 나타나는 롯데지주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 대표의 자본배분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렌탈 매각과 롯데케미칼 사업 재편, 비핵심 자산 정리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고, 이러한 체질 개선 작업은 실적에도 점차 반영되고 있다.

롯데지주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622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61억 원으로 156.1% 급증했다. 지분법손익은 66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당기순이익도 145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에서는 공장·물류 거점 통폐합과 인력 효율화 등 그룹 차원의 경영 개선 활동이 비용 절감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롯데웰푸드는 인도 사업 확대를 바탕으로 해외 성장세를 이어갔고, 롯데칠성음료도 필리핀 법인의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탰다. 이러한 계열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그룹 전반의 실적 반등을 뒷받침했다.

계열사별 체질 개선도 가시화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점포 경쟁력을 높이면서 영업적자를 줄였고, 롯데GRS는 롯데리아를 중심으로 기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사업을 확대하며 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12.4% 증가했다.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올해 1분기 지분법손익은 66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이는 롯데지주의 수익성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에서는 수익성 중심 경영과 사업 효율화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은 롯데웰푸드의 해외 성장과 코리아세븐의 점포 효율화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롯데지주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7.8% 증가한 1533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경영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2026년 연간 매출은 3.7%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56.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롯데웰푸드는 국내 경영개선 활동과 해외 매출증가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되고, 코리아세븐도 비효율 점포 정리 효과로 영업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 재무 부담과 미래 투자 사이, 불가피했던 '선택과 집중'

이러한 변화는 고 대표가 올해 내세운 '선택과 집중'의 자본배분 전략과 맞닿아 있다. 고 대표는 수익성 중심 경영과 재무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비핵심 자산 매각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자기주식 소각과 주주환원 강화 등을 본격 추진했다. 확보한 재원은 차입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미래 성장사업에 우선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은 선택이라기보다 불가피한 대응에 가까웠다.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그룹의 현금창출력은 약화됐고 순차입금과 금융비용은 빠르게 늘었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는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야 했다. 신유열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직접 맡고 있는 핵심 사업인 만큼 투자 속도를 늦추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 자금조달 환경도 과거와 달라졌다. 상법 개정 논의로 자기주식 활용 여지가 축소되고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향후 롯데바이오로직스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과거처럼 자회사 상장이나 자기주식을 전략적 재원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지면서 한정된 자본을 어디에 우선 배분할 것인지가 그룹 재무 전략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 고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업가치를 높이고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 방침을 지켜나가겠다”며 “올해 롯데그룹은 성장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 비핵심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타당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 시장 설득할 '바이오 로드맵'이 남은 과제

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주가는 3월 말 3만 원 수준에서 최근 2만3천 원대로 내려왔고, 현재 주가는 52주 최고가보다 40%가량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27~0.29배에 그쳐 장부가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증권업계는 실적과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롯데쇼핑 주가 상승 등에 힘입어 롯데지주의 순자산가치(NAV)는 연초 이후 18%가량 증가했지만 주가는 이러한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14.3% 하락한 것으로 평가된다. NAV 할인율은 38.3%로 2024년 이후 평균(18.3%)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처럼 자산가치와 주가의 괴리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주주와 시장을 상대로 자본배분 전략의 방향성과 투자 회수 가능성을 설득하는 과정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결국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시장이 기다릴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기업가치 회복의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롯데지주도 최근 IR 자료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제시하며 미국과 한국을 축으로 한 '투트랙' 전략을 공개했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은 CDMO 사업 조기 안착과 GMP 생산 경험 확보를, 송도 1공장은 12만L 규모의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 구조다. 최근에는 ADC(항체·약물접합체) 생산 역량까지 확대하며 신규 모달리티 대응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 투자도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롯데지주는 송도 1공장 구축을 위해 지금까지 7200억 원 이상을 출자했고, 지난해에는 호텔롯데가 바이오로직스 지분 투자에 참여하면서 재무 부담을 일부 분산하는 구조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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