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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2세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투항으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하던 한미약품그룹 대주주 간 대치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추가 지분 매수로 다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양상으로 전환됐다. 

아울러 모녀(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와 형제(임종윤 전 사장, 임종훈 사장) 간의 대결로 시작됐던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은 송 회장과 신 회장 간의 양자대결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한미약품 경영권 싸움 이번엔 '송영숙 vs 신동국' 대결 재편 : 오너가 차남 임종훈은 가족 합류, 장남 임종윤은 신동국 쪽으로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왼쪽),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오른쪽)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개인 최대주주(22.88%)인 신동국 회장이 홍지윤 외 6인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360만4799주(5.27%)를 장외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은 7일 이뤄졌고, 거래 금액은 주당 4만7920원, 총 1727억 원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3만1천~3만2천 원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0%가량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이다. 거래는 8월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이뤄질 예정이다. 

주식을 매각하는 홍지윤씨는 송영숙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부인이다. 임 전 사장이 2026년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자신과 자신이 소유한 코리포항의 보유 지분을 신 회장에게 넘긴 데 이어 가족이 보유한 주식까지 신 회장에게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동생인 임종훈 사장이 노선을 어머니와 누나 쪽으로 변경한 것과 달리, 임 전 사장은 여전히 모녀-형제 간 경영권 분쟁 당시 태도를 수정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신 회장의 보유 주식수는 기존 1564만9771주에서 1925만4570주로 늘어나고 지분율은 22.88%에서 28.15%로 높아진다. 여기에 한양정밀이 보유한 6.95%를 더하면 신 회장이 실질적으로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35.10%에 이르게 된다.

신 회장의 이번 지분 매수는 임종훈 사장이 모녀 쪽과 연대를 선언한 지 불과 닷새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신 회장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여러 소식을 종합하면, 애초 신 회장은 임 사장의 지분 인수를 추진했다고 한다. 하지만 임 사장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송 회장 쪽에 지분을 넘기자, 임 전 사장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회장은 이번 지분 매수를 통해, 10월1일 선고 예정인 위약벌 소송 결과에 관계없이 계속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소송은 2025년 한미사이언스 차원에서 추진하던 신사업인 시니어케어 사업이 신 회장의 갑작스런 반대로 이사회에서 무산되자 4자연합의 일원인 모녀와 라데팡스파트너스 쪽에서 이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위반으로 보고 제기한 것이다.

임종훈 사장이 2일 자신의 지분을 모녀 쪽에 넘기자 업계에서는, 지분 싸움에서 뒤진 신 회장이 위약벌 소송에서도 패하는 경우 입지가 크게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주총 표 대결 예상

이번 지분 이동은 기존 경영권 분쟁에서 한 팀이 됐던 4자연합(송영숙·임주현·신동국·라데팡스)의 분열이 공식화되고 ‘송영숙 vs 신동국’ 양자대결 양상으로 재편됐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양자의 지분율이 완전히 박빙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송영숙 회장 쪽 지분율은 우호 지분까지 끌어모아 37%대로 추정된다. 송 회장 3.84%, 임주현 부회장 8.30%, 임종훈 사장 2.59%, 나우아이비 2.50%, 가현문화재단 3.02%, 임성기 재단 3.07%, 킬링턴유한회사(라데팡스의 특수목적법인(SPC)) 9.81%에다 그 밖의 친인척과 임원 지분을 더한 수치다. 이는 신 회장 쪽보다 불과 2%가량 많은 수준이다.  

애초 송 회장 쪽 지분율은 임종훈 사장이 넘긴 지분을 포함해 40%대로 추정됐지만, 홍지윤씨와 자녀들 지분이 신동국 회장 쪽으로 이전하면서 그만큼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미사이언스는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자기 쪽에 우호적인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시키려는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매우 커졌다. 

주총까지 가기 전에 이사회 내 대립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오너일가, 신 회장, 사외이사, 라데팡스 쪽 인사 등이 섞여 있다. 실제로 2025년 6월 시니어 헬스케어 사업을 위한 ‘타법인 출자에 관한 건’ 의결 시 신 회장과 임종훈 사장, 심병화 부사장(경영관리본부장), 일부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가 반대표를 던지면서 이를 부결시킨 바 있다. 

앞으로도 송 회장과 신 회장의 의견이 대립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표심 잡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4자연합의 ‘주주 간 계약’ 만료시점(2029년)이 다가올수록 지분 이동이 격화되는 등 합종연횡이 치열하게 펼쳐질 가능성도 매우 크다. 지금의 4자연합 내 3대 1 구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요컨대 한미약품그룹은 4자연합 주주 간 계약 만료 시점까지 ‘송영숙 대 신동국’의 대결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작은 지분 이동도 판을 뒤집는 신호로 해석되는 민감한 대치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오너 일가의 화합으로 끝나는 줄 알았던 한미약품그룹 내 경영권 분쟁은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의 판 키우기로 인해 누구도 승기를 잡기 힘든 장기 세력전으로 돌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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