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전에서 아르헨티나는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지만, 이집트는 판정 논란 속에 탈락했다.
2026년 7월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16강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이집트 대표팀 호삼 하산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패배보다 더 뼈아팠던 것은 따로 있었다. 호삼 하산 이집트 대표팀 감독은 공정하지 않은 경기였다며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집트는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에 2-3으로 패했다.
이날 이집트는 한때 월드컵 역사에 남을 대이변을 눈앞에 뒀다. 전반 초반 선제골을 터뜨린 뒤 후반 중반까지 리드를 지키며 아르헨티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그러나 경기 막판 3골을 연달아 내주며 결국 극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이집트가 가장 아쉬워한 장면은 판정이었다. 이집트는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13분, 지코가 터뜨린 추가골이 VAR 판독을 통해 취소되는 상황을 맞았다. 득점 과정에서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에 대한 반칙이 있었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골은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막판에는 아르헨티나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 미드필더 알렉시스 마크알리스테르가 공격수 무함마드 살라흐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듯한 장면이 나왔지만, 비디오판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이집트 선수들과 벤치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호삼 하산 이집트 대표팀 감독은 주심을 향해 두 팔로 '엑스(X)'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항의하다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집트 대표팀 호삼 하산 감독이 2026년 7월8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16강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항의하다 주심 프랑수아 르텍시에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집트는 리오넬 메시가 이끈 아르헨티나의 극적인 역전극 앞에서 무너졌지만, 하산 감독은 자신의 팀이 더 나은 경기를 펼쳤다고 주장했다.
하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고, 이번 대회의 다른 경기는 더 이상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일어난 일은 공정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페널티킥을 받았어야 했고, 골도 하나 취소됐다. 왜 취소됐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수로 골을 내준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가 받아야 할 정당한 판정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에서 판정 논란은 승부가 갈리는 순간마다 반복돼 왔다. 골라인을 넘은 득점이 인정되지 않은 사례부터 페널티킥 판정을 둘러싼 논란까지, 심판의 판단은 늘 축구의 뜨거운 쟁점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잉글랜드와 독일의 16강전이다. 당시 프랭크 램파드의 슈팅은 골라인을 명백히 넘어갔지만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결국 독일에 1-4로 패했고, 이 장면은 골라인 기술 도입 논의를 촉발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또 다른 유명한 판정 논란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나왔다. 당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디에고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손으로 공을 밀어 넣은 골을 기록했지만, 주심은 이를 득점으로 인정했다. 이른바 '신의 손' 사건으로 불리는 이 장면은 지금까지도 월드컵 역사상 가장 논란이 컸던 판정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오심을 줄이기 위해 2018년 월드컵부터 도입된 VAR 역시 모든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명백한 장면을 바로잡는 데는 효과를 보였지만, 파울 여부나 접촉의 강도처럼 해석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반복되는 판정 논란 속에서 이제는 인간 심판의 판단을 보조할 AI 심판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술이 축구의 모든 논쟁을 끝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공정한 승부에 대한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