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72시간마저 지나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향한 시민들의 절망과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6월24일(현지시각) 발생한 규모 7.2, 7.5의 강진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에서 맨손으로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6월28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발생한 베네수엘라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430명으로 집계됐다.
27일 집계된 920명에서 500명 넘게 급증한 수치다. 또 부상자는 3360명, 민간 웹사이트에 신고된 실종자 최소 6만8900명에 달해 인명 피해 규모는 향후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에서 6월24일(현지시각) 1분 간격으로 규모 7.2와 7.5의 강진이 발생했다. AP통신은 이번 지진이 남미 국가에서 100여년 만에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 가운데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한국 시간 28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지진 발생 후 생존자 구조에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으로 간주되는 72시간을 넘기며 현장의 초조함은 극에 달했다. 시민들은 열악한 구조 환경과 정부 당국의 안일한 대처에 분노하며 삽과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자 수색에 참여한 한 시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저녁 8시까지만 해도 저 아래에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당국은 구조하려 나서지 않았습니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딸과 사위를 잃은 한 어머니는 "우리는 직접 맨손으로 아이들의 시신을 끌어내야 했고 도움은 전혀 오지 않았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일부 현장에서는 분노한 주민들과 정부 관계자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AP통신은 굴착기를 몰고 온 기사와 현지 주민의 충돌을 전하기도 했다. 굴착기 기사가 셀카만 찍고 철수하려 하자 현지 주민들이 차량을 가로막고 기사를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치안 시스템도 붕괴 중이다. 현장 부근 상점과 가옥에서 약탈이 벌어지고 있다고 멕시코 일간 라호르나다 등이 보도했다.
세계 여러 국가들은 베네수엘라를 돕기 위해 물자와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권한대행은 27일 수색 작업을 돕기 위해 24개국에서 2741명의 구조대원과 물자를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진 피해 지역에 여진이 발생하며 구조 작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로이스 페이스 미국 적십자사 미주지역 책임자는 잦은 여진이 생존자 구조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베네수엘라 관계자는 지진 이후 최소 430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당국의 통제 역시 구조를 방해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허가증을 보유한 사람만 현장에 진입하게 한다는 방침인데 허가증 발급 절차가 지연되며 오히려 작업에 차질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 자원봉사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생명을 구하는 데 허가증이 필요하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