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마지막 날까지 야당의 거센 의혹 제기와 여당의 엄호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특히 국민의힘 쪽이 권양숙 여사 담당 미용실 원장과의 관계까지 끌어들여 '내통'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야 충돌은 한층 과열됐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했다. 이날 청문회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한 후보자 소유 오피스텔 거래와 관련한 '저가 우회 증여' 의혹이었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오피스텔를 두고 "적정 임대료는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400만 원, 또는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430만 원 수준"이라며 "한 후보자가 이를 지인에게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이라는 낮은 조건으로 임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희정 의원은 "한 후보자가 해당 오피스텔을 시세보다 최소 5억 원 낮은 15억 원에 한 미용실 원장에게 매각했다"며 "어떤 지인이기에 형제 간에도 주기 힘든 이 정도 특혜를 줬을까. 우회 증여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 의원은 "해당 원장의 이력을 찾아봤더니 권양숙 여사를 담당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여기에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도 가세했다. 강 의원은 "권양숙 여사의 머리를 했던 분을 통해 한 후보자가 내통을 형성했을 수 있고, 이에 대한 답례로 세를 싸게 줬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수준이 좀 부끄럽다"고 반박했다.
이소영 의원은 "오피스텔을 임대하고 있던 임차인에게 매매가 되면 이건 좋은 일이다. 이게 무슨 문제인가"라며 "청문회에서 임차인이 예전에 누구 머리를 손질했는지까지 알아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초등학생도 하지 않을 수준의 비약과 억측으로 시간을 이렇게 낭비하는가"라고 꼬집었다.
백혜련 민주당 위원장도 "김희정 의원의 문제 제기는 마치 권양숙 여사와 거래가 있는 듯한 의도로 비칠 소지가 있다"며 "질의가 이런 식으로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발언이 나오자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고성을 내며 반발했다.
이들은 "말조심하세요", "초등학교 수준이 뭐예요"라고 항의했고, 민주당 측은 "혼자 사는 권 여사를 자꾸 왜 끌어들이냐", "없는 의혹 만들지 마라"고 맞받았다.
한성숙 후보자도 "미용실 이야기는 너무 선정적"이라며 참았던 감정을 드러냈다.
한 후보자는 "가족들과의 증여 문제 지적은 달게 받겠다"면서도 "그러나 영부인 말씀까지 하시는 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