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각국이 연일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곳곳에서 기온이 40도 안팎까지 치솟으며 인명 피해도 잇따르는 등 폭염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는 유럽.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덴마크 기상청에 따르면 핀섬 오덴세의 기온이 36.6도를 기록하며 1874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연중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그러나 이 기록은 같은 날 덴마크 유틀란트반도 동부 도시 외둠에서 37.0도가 관측되면서 몇 시간 만에 다시 깨졌다.
체코에서도 역대 최고기온이 새로 작성됐다. 체코 기상청은 이날 북서부 독사니의 기온이 40.6도까지 올라 2012년 기록한 연중 최고기온인 40.4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어 "28일에는 기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기록 역시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스위스 역시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바젤의 기온이 39.0도를 기록해 전날 세운 38.8도의 최고기온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경신했다. 독일에서도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상황도 심각하다. 이날 기준 프랑스 본토 96개 데파르트망(광역자치권) 가운데 37곳에 폭염 적색경보가 발효됐다. AFP통신은 이날 유럽 전역에서 약 1억9300만 명이 35도 이상의 폭염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인명 피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AFP통신은 지난 25일 스페인 보건부 산하 일일사망률 모니터링 시스템(MoMo) 자료를 인용해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스페인에서 폭염과 관련해 21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4일 프랑스 당국을 인용해 이번 폭염과 관련한 사망자가 익사 사고 등을 포함해 최소 48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일간 르몽드는 당국이 사고 지역이나 구체적인 경위, 사망자 연령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상당수가 강과 호수, 운하 등 허가되지 않은 구역에서 수영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산업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지구온난화가 유럽에서 특히 빠른 기온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유로 북극권과 유럽 최북단 지역의 해빙 감소를 꼽는다.
기온과 해수면 온도가 함께 상승하면서 북부 지역의 해빙이 빠르게 녹고, 햇빛을 반사하는 얼음의 면적이 줄어든 결과 지표면이 더 많은 열을 흡수하는 '되먹임'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빙은 햇빛의 약 70%를 반사하는 반면 바다는 약 7%만 반사해 해빙이 줄어들수록 지표의 열 흡수가 더욱 커지고, 이는 다시 기온 상승을 가속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