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웬디스(Wendy's)가 하루 만에 장중 40% 넘게 급등하면서 '밈(Meme) 주식' 열풍이 다시 월가를 뒤흔들고 있다.
기업 실적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집단 행동이 주가를 움직이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밈 주식은 이제 일회성 유행이 아닌 글로벌 증시의 새로운 투자 변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웬디스가 미국 현지시각으로 24일 뉴욕증시에서 직전 거래일보다 25.7% 오른 7.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밈을 계기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 "웬디스를 구하라", 레딧이 움직인 주가
현지시각으로 24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웬디스는 직전 거래일보다 25.7% 오른 7.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상승률은 40%를 넘겼고, 시간외거래에서도 10% 이상 추가 상승했다.
직접적 재료는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 소식이었다. 웬디스는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팟벨리(Potbelly)에서 밥 라이트 최고경영자(CEO)와 스티브 시룰리스를 신임 CFO로 영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경영진 교체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더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인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에서 "Save Wendy's(웬디스를 구하라)"라는 문구와 함께 주식 매수 인증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매수세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게시물은 토론방에서 하나의 밈처럼 확산됐고, "공매도 세력을 압박하자"는 매수 독려 글도 잇따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이에 호응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단기간 집중됐고, 주가가 급등하자 손실이 커진 공매도 투자자들이 빌린 주식을 되사들이는 숏 커버링까지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 게임스톱에서 웬디스까지, 공식처럼 반복되는 밈 주식
밈 주식은 기업의 실적이나 펀더멘털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밈과 입소문을 계기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종목을 뜻한다.
대표적 사례로는 2021년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이 꼽힌다. 당시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이용자들은 공매도에 나선 헤지펀드를 겨냥해 대규모 매수에 나섰고,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 커버링까지 겹치며 주가는 단기간 폭등했다.
이 사건은 이른바 ‘개미가 헤지펀드를 이겼다’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되며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그 뒤 AMC엔터테인먼트와 베드배스앤드비욘드, 블랙베리, 노키아 등도 밈 주식으로 떠올랐다. 이들 종목은 공매도 비중이 높거나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면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 커버링이 뒤따르면서 주가 변동성이 더욱 커지는 구조가 반복됐다.
◆ "이제는 삼성전자도 밈 주식?"
시장에서는 밈 주식이 과거보다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레딧뿐 아니라 엑스(X), 유튜브, 틱톡 등 SNS를 통해 투자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모바일 증권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개인투자자의 매매 속도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옵션거래와 레버리지 상품이 늘어나면서 단기 주가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밈 주식 현상도 소형주를 넘어 대형 기술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게임스톱처럼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초대형 기술주도 투자 심리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최근 칼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스페이스X를 새로운 형태의 '밈 주식'으로 분석했다. 칼럼에 따르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기업의 실적보다 투자자들의 기대와 심리가 주가를 좌우하는 비중이 커졌고, 콜옵션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까지 더해지면서 대형 기술주 역시 전통적 밈 주식과 유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