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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배송 속도 경쟁이 일상화됐다. 최근 에이블리가 '도착보장' 서비스를 도입했고, 토스쇼핑도 도착보장 물류 체계를 구축했다. 쿠팡과 컬리가 만든 익일배송 기준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빠른 배송은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아닌 기본 서비스가 되고 있다.

문제는 배송 경쟁만으로는 고객을 붙잡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일 도착'이 당연한 서비스가 되면서 플랫폼들은 새로운 경쟁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업계의 관심은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AI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허프 트렌드] '내일 도착'은 기본일 뿐, 개인 맞춤 '쇼핑 테마' 제공이 관건이다 : AI가 이커머스 경쟁력 원천으로
소비 트렌드가 개인화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이커머스 기업들의 AI 활용 역량이 고객 유치와 매출 확대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매월 22조~25조원 수준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5~13%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패션·뷰티 등 버티컬 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전문몰 거래액은 3월 21.8%, 4월 14.3% 증가하며 종합몰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많은 상품을 한곳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전문 플랫폼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패션·뷰티처럼 개인 취향이 중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몰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플랫폼 경쟁의 초점도 상품 수 확대에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소비자 취향이 세분화될수록 상품 추천과 검색, 고객 응대의 복잡성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수많은 상품 가운데 이용자별로 선호할 만한 제품을 실시간으로 선별하고 제안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상품을 확보했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개인화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용자의 취향과 구매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플랫폼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이러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핵심 수단이 AI인 만큼 플랫폼 기업들은 추천·검색·상담·마케팅뿐 아니라 물류와 공급망 관리 영역까지 AI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이 단순 중개 사업자를 넘어 AI 기반 운영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개인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네이버다. 네이버는 개인화 추천 기능을 강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출시하며 AI 기반 쇼핑 실험에 나서고 있다. 올해 1분기 AI 추천 영역 거래액은 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50%가량 증가했다. 

최근에는 AI 쇼핑 에이전트도 도입했다. 초기에는 상품 탐색과 비교를 돕는 '쇼핑 가이드' 역할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이용자에게 필요한 쇼핑 테마를 먼저 제안하는 실행형 에이전트로 발전했다. 네이버는 60만 개 스마트스토어 상품 데이터와 100억 건이 넘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리뷰 및 멤버십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AI는 쇼핑 방식 자체도 바꾸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상품 정보를 고객이 실제 사용하는 언어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리뷰 데이터까지 결합해 AI 검색 최적화에 나섰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달 챗GPT 앱스에 전용 앱을 출시했으며, 이용자는 대화형 질문만으로 상품 추천과 방송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CJ온스타일은 챗GPT 쇼핑 서비스 출시 이후 앱·웹 유입 고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AI 활용은 고객 경험 개선에만 머물지 않는다. 쿠팡은 최근 AI를 활용해 상품 수요를 예측하고 이를 공급업체의 생산·납품 계획과 연동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용자의 과거 구매 이력과 계절·날씨·지역·대형 이벤트 등 다양한 변수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미래 주문량을 예측하고, 이를 공급업체와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공급업체는 생산 및 납품 계획을 미리 수립할 수 있고, 쿠팡은 품절과 재고 과잉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공급업체의 납품 이력과 공급망 리스크까지 함께 분석해 발주량을 조정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AI가 상품 추천을 넘어 재고 관리와 공급망 운영까지 담당하며 물류 경쟁력 강화에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AI의 역할은 고객 경험 혁신을 넘어 플랫폼 운영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추천과 검색, 고객 응대뿐 아니라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공급망 운영까지 AI가 담당하면서 플랫폼의 경쟁력도 이용자 규모에서 데이터 활용 역량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플랫폼이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개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가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콘텐츠를 생성하며 운영 효율을 높이는 핵심 엔진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플랫폼 기업들의 투자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840억 달러에서 2030년 1조80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생성형 AI 시장은 연평균 4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플랫폼 2.0' 시대로 설명한다. 플랫폼 1.0이 사람과 상품을 연결하는 중개 기능에 집중했다면 플랫폼 2.0은 AI를 활용해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과거 플랫폼 경쟁이 배송 속도와 이용자 확보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한 개인화와 운영 효율이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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