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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화학업계 1위 LG화학도 신용평가업계의 등급하락 기조를 피해가지 못했다. 여기에는 이익창출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빠르게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동반됐다.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은 당장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에서 현실 가능한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업계 흐름이 중국발 공급과잉이라는 근본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먼 상황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사업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를 통한 재무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1위' LG화학도 신용등급 하향 못 피했다 : 김동춘 실적·재무 개선 모두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의존 불가피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LG화학

6월22일 증권업계와 신용평가업계, 석유화학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올해 2월 변수로 등장한 중동 지역의 미국과 이란 사이 전쟁에도 오랜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 전쟁은 미국과 이란이 양해각서(MOU) 체결과 함께 즉각적 종전을 선언했지만 일주일이 지난 현재 여러 한계가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팀은 6월21일(현지시각) 스위스 루체른에서 협상테이블을 차려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한 구체적 협상에 나섰는데 ‘친이란’ 무장정파인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향한 이스라엘의 지속된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타격 예고 및 이에 따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등으로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중동 전쟁은 석유화학기업들에 래깅효과(시차효과)를 불러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우수한 실적을 안겨주는 배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기적으로는 종전 이후에도 시일이 필요한 정상화 구간에서 석유화학기업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6월22일 정유·화학·에너지 주간보고서에서 “종전 합의에도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에 관한 불안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기업들이 적정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2026년 하반기에 역래깅효과(역시차효과)가 한번 반영되고 나면 석유화학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는 상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궁극적으로는 업황 악화의 근본적 원인인 중국발 공급과잉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중동 전쟁에 따른 긍정적 요소들이 석유화학기업들의 근본적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신용평가업계에서 석유화학기업들의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에서 확인된다. 지난 6월12일 여천NCC, 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 하향,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전망 하향이 이뤄진 데 이어 6월19일에는 국내 석유화학업계 1위 LG화학의 신용등급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낮아졌다.

2018년 LG그룹에 구광모 회장 체제가 들어선 뒤 LG화학의 두 번째 대표에 취임한 김동춘 사장에게 취임 첫해부터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는 이유다. LG화학은 2018년 11월 인사를 거쳐 신학철 전 부회장 체제가 2025년까지 이어졌다.

LG화학은 이익창출력 저하, 재무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과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호황기였던 2023년 이전 수준의 재무 안정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2022년 하반기 중국발 초과공급으로 시작된 석유화학업계 비우호적 사업환경에 직격탄을 맞았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 영업손익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2021년 영업이익 4조815억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연간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게다가 신성장 사업으로 대규모 투자를 강행했던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업과 자체 첨단소재부문의 양극재 사업이 2024년부터 전기차 캐즘에 따른 영향에 실적이 위축된 것이 치명타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LG화학의 재무 부담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LG화학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2년 말 7조4522억 원에서 2025년 말 22조9092억 원으로 3년 동안 3배 이상 불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1.4%에서 119.7%로, 이익창출능력과 비교한 차입 규모를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2배 아래에서 4.8배까지 확대됐다.

LG화학의 연결기준 주요 설비투자(CAPEX) 규모는 2021년 3조2637억 원에서 2022년 7조4729억 원으로 늘어난 뒤 2023년부터는 매년 10조 원을 웃돌았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LG화학을 포함한 석유화학기업들의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22일 ‘석유화학: 신평사 관망 끝, 신용등급 조정 시작’ 보고서에서 “6월 정기 평정(신용등급 평가 및 결정)이 본격화하면서 석유화학기업에 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개시됐다”며 “추가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바라봤다.

김 사장으로서는 임기 초기에 자체 사업인 석유화학부문 등으로 실적 개선에 이르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연결기준 매출의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특히 ESS 배터리 사업 성패에 의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 5곳의 현지 생산거점을 마련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2025년 6월부터는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북미 최초로 대규모 ESS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배터리 사업은 신규 생산설비가 본격적으로 가동함에 따라 초기 비용이 발생하고 수율(양품 비율) 안정화에도 불확실성이 내재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핵심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중국의 ESS 배터리가 여러 규제들을 통해 진입이 차단된 가운데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LG화학의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사장이 LG화학의 재무 건전성을 단번에 개선할 수 있는 무기도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이 꼽힌다. 구체적으로는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주식 10% 안팎이다.

LG화학은 2025년 11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유동화해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2030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70%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2026년 5월 말 기준으로 LG화학이 지닌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가 79.38%(1억8574만7525주)인 점을 고려하면 10% 안팎의 지분을 활용해 재무지표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 10%인 2339만여 주는 6월22일 종가 기준으로 9조200억 원어치다. 다만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이 시장에 대거 풀리는 데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LG화학의 지분 유동화는 2030년까지 연간 2%가량씩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민수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6월19일 LG화학 신용등급을 낮춰 잡으며 “중국발 초과공급 부담이 유의미하게 완화할 가능성이 낮아 중단기 석유화학부문의 실적 개선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여유 지분 유동화 계획을 발표해 자산 효율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4월30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향후 5년에 걸쳐 계획대로 시장에 무리 없이 처분하도록 할 것”이라며 “주력 사업의 수익성(EBITDA) 창출력을 높여 주주환원 배분 몫도 점차 늘려나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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