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구조조정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신사업 중심 성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윤새봄 웅진그룹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으로 평가대에 오르고 있다. 과거 부실 자산을 정리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프리드라이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에 접어들었다.
윤 부회장은 현재 지주사 웅진의 최대주주이자 부회장으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분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되고 윤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시장은 이제 승계 여부보다 성장 동력 발굴과 기업가치 제고 등 실질적 경영 성과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프리드라이프 인수는 윤 부회장의 대표적 성과로 평가된다. 윤 부회장은 인수 실무를 주도한 뒤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3월에는 지주사 사내이사에도 선임되며 그룹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의 평가는 프리드라이프 인수 뒤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그룹의 핵심 성장 축으로 안착시켜 기업 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좌우되는 상황이다.
프리드라이프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윤 부회장은 개별 사업 운영보다는 지주회사 차원에서 재무관리와 신사업 발굴,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 구축 등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설계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에버스카이 파산, 웅진 구조조정 사실상 마침표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인수와 지주회사 체제 전환, 에버스카이 청산을 잇달아 추진하며 유동성 위기 이후 이어졌던 구조조정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해외 사업을 정리하고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갖춘 프리드라이프를 새 성장 축으로 편입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도 재편했다.
이러한 사업 재편의 마지막 단계로 꼽히는 것이 에버스카이 청산이다. 웅진은 지난 18일 서울회생법원이 에버스카이에 대한 파산을 선고했다고 공시했다. 채권 신고 기간은 7월10일까지이며 제1회 채권자집회와 채권조사기일은 7월24일 열린다.
다만 이번 파산이 장기간 진행된 법인 정리 작업의 마지막 행정 절차에 가까운 만큼 추가 재무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웅진은 이미 과거 회계연도에 해당 법인의 지분가치를 전액 손상처리 하는 등 관련 손실을 대부분 반영해놓은 상태다.
웅진에버스카이는 한때 웅진그룹의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 거점으로 평가됐다. 웅진은 코웨이를 매각한 뒤 겸업금지 약정으로 국내 정수기 사업이 제한되자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이 법인을 설립하고 튀르키에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현지 경제 불안과 리라화 가치 급락, 고물가 장기화 등이 겹치면서 사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말 기준 웅진에버스카이의 자산은 8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 반면 부채는 173억 원에 달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었다.
◆재무 안정화 이후 성장까지, 프리드라이프 키우기 집중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편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이제 시장의 관심은 프리드라이프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의 성패에 쏠리고 있다. 윤 부회장 역시 후계자로서의 입지보다는 오너 경영자로서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가 평가의 핵심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리드라이프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수금융 부담은 여전히 관리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웅진은 지난해 프리드라이프를 8879억 원에 인수하며 인수자금 대부분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웅진 전체 인수금액의 약 68%인 6320억 원은 인수금융으로 마련했고 나머지도 영구채와 담보대출 등을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웅진의 연결 기준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024년 마이너스 666억 원에서 지난해 8167억 원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그룹 전체 차입 규모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실제로 인수 과정에서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 더블유제이라이프와 더블유제이라이프홀딩스에는 총 7037억 원 규모의 차입금이 남아 있으며 연간 이자비용도 25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웅진 측은 현재 조달 구조만으로도 차입금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인수 당시부터 인수금융 상환 계획을 보수적으로 수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차환(리파이낸싱)을 통해 이자 부담을 낮추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웅진 측은 프리드라이프가 높은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인수금융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영업이익 1082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4%를 웃돌았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832억 원으로 2024년보다 4.8% 증가하며 영업이익을 크게 상회했고, 부금선수금도 1년 만에 3512억 원 늘어난 2조9119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조업 특유의 선수금 기반 사업 구조가 지속적 현금 유입을 가능하게 하면서 인수금융 상환 부담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선수금 규모가 3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확대되면서 고객 기반도 꾸준히 늘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 여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프리드라이프는 올해 1분기 3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웅진의 연결 기준 실적을 사실상 떠받쳤다. 같은 기간 웅진의 연결 영업이익은 317억 원으로, 프리드라이프의 영업이익은 연결 영업이익의 105%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른 계열사의 손실을 감안하면 프리드라이프가 그룹의 흑자 전환을 주도한 셈이다.
이러한 재무 안정화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중장기적으로는 프리드라이프 IPO(기업공개)도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웅진그룹은 프리드라이프 인수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계획서에 IPO 추진 방안을 담은 바 있다. 상장이 성사될 경우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상조업계 최초의 상장사가 된다.
시장에서는 IPO가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향후 성장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현재 IPO 자체보다 인수 이후 사업 안정화와 재무구조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앞으로의 경영 환경과 기업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마지막 과제는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다. 웅진은 프리드라이프를 통해 단순 사업 다각화를 넘어 전 생애 주기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노리고 있다. 특히 웅진은 웅진씽크빅뿐 아니라 골프장, 레저 등 웅진그룹의 자산과 연계해 고객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리드라이프는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웨딩홀 운영사인 더블유제이노체앤코 지분을 인수하며 웨딩 사업 확대에 나섰고, 장례·웨딩·여행·건강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프리드라이프와 웅진씽크빅이 모두 방문판매 조직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도 시너지 요인으로 꼽힌다.
두 회사는 결합상품 개발과 교차판매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상조 상품 가입 고객에게 교육 서비스를 할인 제공하거나 교육 회원을 대상으로 라이프케어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실제 프리드라이프 인수 과정에서도 이러한 그룹 내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주요 투자 판단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업계에서는 상조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는 만큼 고객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프리드라이프의 핵심 성장 전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드라이프 효과'로 대기업집단 복귀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인수 전까지 교육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이 연결 기준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 구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 플랫폼 변화 등으로 교육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성장 축 확보가 웅진그룹의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웅진은 교육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인수합병(M&A)을 검토해왔으며, 프리드라이프 인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교육 중심에서 라이프케어 영역으로 확장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실제 프리드라이프 편입 효과는 그룹 규모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웅진그룹의 자산 규모는 6조4960억 원으로 확대됐으며, 이 가운데 웅진프리드라이프 자산만 3조2800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를 바탕으로 웅진은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복귀하며 2014년 이후 12년 만에 다시 대기업집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변화는 차세대 경영자인 윤새봄 부회장의 입지 강화로도 이어졌다. 웅진그룹 창업주인 윤석금 회장의 차남인 윤새봄 부회장은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사장 승진 3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참여를 제도적으로 공식화했다.
지분 구조 역시 윤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석금 회장은 보유하던 웅진 지분을 모두 두 아들에게 넘긴 상태이며, 윤새봄 부회장은 올해 6월 기준 웅진 지분 17.0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는 장남인 윤형덕 씨의 지분율(12.88%)을 웃도는 수준으로,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도 윤 부회장이 차기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재기사
인기기사
- 1 이스라엘 총선 D-1, 네타냐후 재집권 '빨간불' : 19년 집권 끝에 감옥 가고 미국-이란 전쟁 끝나나
- 2 국힘 주진우 '김혜경 골프 의혹' 헛발질 : 해당 골퍼가 당장 부인, 그 정도 확인도 없이 터뜨리나
- 3 "잠만 자는데 600만 뷰" 핀란드 홀린 강아지 생중계 : 악마의 편집도 극적 반전도 없는 '슬로 TV'
- 4 다 쓴 휴지심, 당근마켓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 지혜로운 '중고 거래'가 환경도 살리고, 내 지갑도 살린다
- 5 '신천지, 반분신, 비밀연합' 집권 민주당 흔드는 기괴한 언어들 : 친명-반명 간 음험한 파워게임은 계속된다
- 6 물 한 컵 안 준 음주측정, 대법원 '증거 불인정' : 입 헹굼 절차 어기면 처벌 기준 넘어도 유죄 근거 안 된다
- 7 무료 글꼴 넘치는데 유료 폰트 회사 '산돌' 왜 웃을까 : 용도별 라이선스 구분 없애고 AI 활용해 개발 구조 혁신
- 8 세계 곳곳에서 Z세대가 분노하는 이유 : 붉은 손바닥·홍학·텐트·바퀴벌레가 광장과 거리로 뛰어나온다
- 9 에쓰오일에 원유 조달 '중동 치중'이 단비 됐다 : 아람코의 공격적 가격 인하로 샤힌 프로젝트 부채 한숨 돌린다
- 10 대만 여성은 어떻게 정치의 중심에 섰나 : 여성의원 비율, 대만 42% 한국 21%
최신기사
-
영상 [영상] 라인 뺏긴 네이버의 승부수, ‘검색 포털’ 넘어 ‘AI 인프라’ 올인하는 이유포털 싸움 끝, 이젠 ‘AI 습관’ 전쟁
-
씨저널&경제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CEO 연말 인사 본격화 : 은행장 이호성 증권 대표 강성묵 포함 계열사 6곳 최종 후보군 압축
12월 안에 최종후보 확정한다
-
씨저널&경제 IPARK현대산업개발 올해 신규수주 전망 10조로 높였다 : 3분기 수주 급증에 대형 정비사업 추가 확보 기대3분기에만 3.5조 몰렸다
-
씨저널&경제 LS에코에너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 타고 울트라커패시터 키운다 : 베트남에 650억 들여 생산거점 구축기존 사업보다 높은 수익성 기대
-
뉴스&이슈 시인 윤동주, 타국 옥사 81년 만에 최고등급 '금관문화훈장' 수훈 :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오늘 시 한편 읽고싶다
-
씨저널&경제 동양생명 대표 성대규, 우리금융그룹 '보험 통합' 주도 험난해진다 : 재무건전성 후퇴하고 지주의 추가 출자는 없다 하고지급여력비율이 33%포인트 떨어졌다
-
씨저널&경제 금융권 연쇄 해킹 사건 보험업계로 번졌다 : 미래에셋생명 청약시스템 뚫려 고객 신용정보 유출잘못하면 내 건강정보까지 전부 퍼질 수도 있다
-
라이프 유럽 조종사 4명 중 3명 "비행 중 깜빡 졸았다" : 조종실에 쌓이는 피로, 신고는 머뭇하늘 위 '졸음 운전'
-
씨저널&경제 에쓰오일에 원유 조달 '중동 치중'이 단비 됐다 : 아람코의 공격적 가격 인하로 샤힌 프로젝트 부채 한숨 돌린다국내 석유화학 감산 기조는 변수
-
씨저널&경제 이희근 포스코 철강 이익 개선 길목에서 첫 무기한 파업 직면했다 : 3분기 실적 나오는 날 노조 파업 예고포스코 무기한 파업까지 일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