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온라인 가구 구매 노하우를 공유하는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 속 가구와 실제 제품의 색감이 다르거나, 예상치 못한 설치비와 반품비가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자가 있어도 반품이 어렵거나 ‘환불 불가’ 조건에 동의해야 구매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집에서도 클릭 몇 번이면 가구를 살 수 있는 시대가 열렸지만, 온라인 가구 시장의 급성장 이면에는 각종 분쟁과 소비자 피해가 함께 늘어나고 있다.
전통 가구업체들이 부진을 겪는 사이 온라인 가구 시장은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된 데다 취향 중심 소비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구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가구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온라인 가구 거래액은 4535억 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7.1% 증가했다.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의 지난해 1~10월 홈 카테고리 거래액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었고, 가구·인테리어 분야 거래액은 2023년과 비교해 212% 이상 증가했다.
반면 전통 가구업체들의 실적은 주춤한 모습이다. 한샘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99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리바트의 매출도 3559억 원으로 18.7% 줄었고, LX하우시스는 영업이익이 80% 이상 감소했다. 가구 구매의 중심축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시장 성장과 함께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가구는 사진과 설명, 후기에 의존해 구매하는 특성상 배송과 설치, 환불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기 쉽다.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진과 색상이 달랐다”, “무료배송인 줄 알았는데 설치비를 추가로 냈다”, “하자가 있었지만 반품이 어려웠다”는 경험담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입점 가구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퍼니처 페어'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한국소비자원의 ‘온라인 구매 가구 소비자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 동안 접수된 온라인 가구 구매·배송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1052건에 달했다. 연평균 200건이 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239건이 접수돼 전년보다 15.5% 증가했다.
피해 유형을 보면 배송 지연 및 미배송이 26.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과다한 위약금 및 반품비 청구(22.2%), 배송 중 파손(20.1%), 주문과 다른 제품 배송(10.9%), 사전 고지 없는 배송비 청구(10.0%)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불만은 단순히 “물건이 늦게 왔다”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사례를 보면 해외배송 테이블을 주문한 소비자가 수개월 동안 배송 지연을 겪은 끝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업체가 상품 가격의 30%를 위약금으로 공제한 뒤 환급한 경우가 있었다. 또 매트리스가 자택 현관 앞이 아닌 건물 입구에 방치된 채 배송돼 외관이 훼손됐음에도 소비자에게 반품비를 요구한 사례도 접수됐다.
단순히 배송이 늦는 수준을 넘어 배송·설치·환불 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과 책임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료배송'으로 광고된 침대 세트를 구매했는데 배송 당일 추가 배송비를 청구받거나, 결제 당일 청약철회를 요청했음에도 업체가 제품을 일방적으로 발송한 뒤 수십만 원의 반품비를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온라인 가구 구매가 늘어나면서 분쟁 역시 배송부터 설치, 환불까지 전 과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반면, 배송·설치·반품 등 구매 이후 서비스를 둘러싼 관리 체계와 정보 제공은 아직 시장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대상 업체 6곳 모두 배송비와 배송 기간은 안내하고 있었지만, 배송 절차를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곳은 1곳뿐이었다. 반품 비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업체도 2곳에 그쳤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 주문 전 실제로 얼마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지, 반품 시 어떤 부담을 져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가구는 일반 생활용품과 달리 부피가 크고 설치 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배송과 반품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관련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으면 소비자는 예상치 못한 배송비나 반품비를 부담하거나 환불 과정에서 갈등을 겪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가구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배송 절차와 반품 비용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사업자의 부당한 면책 조항과 청약철회 제한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가구 구매 전 배송 가능 여부와 배송비, 반품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설치 과정이나 수령 이후 제품 상태를 즉시 확인하고 하자가 발견되면 사업자에게 바로 통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