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기사를 악용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이른바 '선행매매' 수법으로 총 93억1천 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현직 기자들과 일당이 적발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과장 보도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일부 기자들. AI로 만든 이미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특사경)은 18일 "현직 기자가 연루된 특징주 기사 이용 부정거래 사건 2건을 적발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사건은 회계사와 현직 기자들이 공모한 주가조작 사건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총책인 회계사 A씨는 2020년 10월 현직 기자 3명과 범행을 공모한 뒤, 특징주 기사가 보도되기 직전 관련 종목을 미리 매수하고 기사 보도 후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하는 수법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25년 6월까지 약 4년8개월 동안 1800여 건의 기사를 이용해 85억6천 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과정에서는 다른 기자 1명과 조력자 1명도 추가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번째 사건은 현직 기자 B씨가 단독으로 저지른 부정거래다. B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약 1년10개월 동안 300여 건의 특징주 기사를 이용해 7억5천 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본인 명의와 차명 계좌를 이용해 기사 보도 전 해당 종목을 먼저 매수한 뒤, 자신이 보유한 기사 송출 권한을 활용해 원하는 시점에 기사를 내보내고 주가가 오르면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주식 선매수를 마친 뒤 평균 1분 만에 특징주 기사를 송고했고, 기사 보도 후 평균 3분 만에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선행매매 1건당 평균 부당이득은 약 200만 원이었으며, 최대 수익은 3823만 원에 달했다.
보도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5년 11월에는 특징주 기사를 활용해 8년간 11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전직 기자 등 2명이 구속 송치됐다. 2011년에는 코스닥 상장사 대주주와 인터넷 매체 기자가 공모해 해외 자원개발 관련 호재성 기사를 과장 보도한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사례도 적발된 바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수법은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정보를 이용해 관련 종목을 미리 매수한 뒤 호재성 기사를 내보내고, 주가가 상승하면 곧바로 주식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다. 기사 보도 시점에 맞춰 매수와 매도를 단시간 내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선행매매 기자 구속'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강한 비판 메시지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로 패가망신하는 주가조작은 이제 그만하시고 정론직필하는 정상적인 언론인으로 돌아가시기 바란다"며 "규칙을 지키는 선량한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면서 규칙을 어겨 이익을 얻는 모든 행태는 구시대의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비정상의 정상화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